[뉴스포커스] 원전과 신재생은 서로 죽고 죽이는 관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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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1-1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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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정치경제부 기자


"원자력과 화석연료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확대하겠다."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을 콕 집어 말하는 것 같은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에너지 믹스' 정책 발표 당시 나온 말이다.

보수 정권이든 진보 정권이든 '원전 축소,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변함없이 추진했다는 의미다.

박 정부 때도 원전설비 비중을 줄이는 감(減)원전을 추진했고, 신재생에너지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논란은 없었다.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참사를 직접 눈으로 본 한국은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는 원전을 줄이는 것에 크게 반대하는 이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전 정부와 달리 현 정부에서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가 대결 구도로 부각되고 있다. 원전 아니면 신재생에너지, '모 아니면 도' 식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근 만난 한 태양광 발전 업체 관계자는 "차라리 박근혜 정부 때가 사업하기 더 좋았다. 지금은 '탈원전 프레임'에 갇혀, 원전을 지지하는 쪽으로부터 '태양광 마피아'로 불리는 등 공격이 너무 심하다"라고 하소연했다.

친(親)원전과 탈원전 진영의 논쟁을 보면 당장 내일이라도 원전은 다 문을 닫고 신재생에너지만 존재하는 세상이 열리는 것 같다.

실상은 다르다. 당분간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는 공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20여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특히 현 정부 임기 중 5기가 더 늘어나 2022년엔 28기가 된다.

원전 수명이 60년인 점을 고려하면 2079년은 돼야 진정한 탈원전이 되는 것이다. 이에 정부도 탈원전 정책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부르고 있다.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공존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원전은 안정적 전력 공급과 낮은 전기료를 가능케 하는 등 효율이 높지만, 사용 후 핵연료 문제와 사고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는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안전성이 확보되고 친환경이라는 점에서 국제적으로도 확대 추세지만 효율이 낮고 공급 안정성에서 문제가 된다.

신재생에너지는 발전능력을 끌어올리고, 원활한 저장을 통한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그 기간 원전은 대한민국의 어둠을 꾸준히 밝힐 것이다. 아직 50년이 남았다.

지금의 소모적 논쟁을 지속하기보다 공존을 인정하고, 기술개발에 힘을 쏟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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