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뮤지컬 ‘페치카’ 갈라콘서트는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년~1920년)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문예술단체 랑코리아가 제작하는 뮤지컬 ‘페치카’는 시베리아에서 대한민국을 지킨 독립운동가 최재형의 인간 승리 이야기를 담은 창작 뮤지컬이다. 최재형은 안중근의 하얼빈 거사를 이끌어낸 배후 인물이지만 아직까지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함경도 경원에서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난 최재형은 혹독한 기근으로 국경을 넘어 시베리아에 갈 수밖에 없었지만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림자로 헌신한 지도자다. 그는 전 재산을 털어 연해주에 모인 의병들을 양성하고 한인 후손들을 위한 32개의 학교를 세웠다. 또한 구국 언론사를 운영하면서 연해주의 어려운 고려인 동포들을 따뜻하게 품었다. 이로 인해 일명 ‘최 페치카’라고 불렸다. 러시아 정부가 공식적으로 추모하는 항일투쟁의 영웅이기도 하다. 페치카는 러시아어로 난로라는 뜻으로 그의 따뜻한 마음을 비유한 중의적 표현이다.
뮤지컬 ‘페치카’의 줄거리는 흥미롭다. 시베리아의 횡단 열차 안에서 한 사내의 맞은편에 낯선 여자가 앉는다. 담소도 잠시. 이 여자는 권총을 꺼내 사내를 겨눈다. 사내의 이름은 표트르 세메노비츠 초이. 안중근의 숨겨진 배후이자 시베리아 독립운동의 대부 최재형이다. 연해주의 거지 소년이었던 그가 사업가로 성공해 독립운동의 대부가 되기까지,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에서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까지 100년 전의 소설 같은 역사 실화가 무대 위에서 펼쳐진다.
음악도 놓칠 수 없는 '페치카'의 볼거리다. 러시아 문호 알렉산드르 푸쉬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바탕으로 한 곡과 함께 아리랑이 어우러졌다. 크로스오버와 록발라드 뿐만 아니라 한국 문학의 진수를 담은 노래까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뮤지컬 ‘페치카’는 K문화독립군이 주최•주관하며 국가보훈처, 최재형 기념사업회, 아주뉴스코퍼레이션, 서울특별시교육청, 경기도교육청, 인천광역시교육청이 후원하는 공연이다. 오는 2020년 순국 100주기를 맞이하는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선양을 위한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심과 열정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기념음악회는 (사)아시아문화발전센터의 지원으로 한·중 문화외교에 앞장서 온 실내악 단체 ‘컨플루언스 앙상블’의 연주로 진행된다. 컨플루언스 앙상블은 이날 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한국전통곡 ‘제망매가’, 홍승기 작곡 ‘아리랑’, 작곡가 홍승기 위촉곡 ‘새야새야’,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5중주 등을 선보인다.
국립오페라단은 1945년 해방 이후의 한일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창작 오페라 '1945'(9월 27~28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를 선보인다. 2017년 국립극단 무대에 오른 배삼식 작가 원작을 오페라화했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은 로시니의 '윌리엄 텔'(5월 10~12일·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국내 초연도 준비 중이다. 13세기 오스트리아 압제에 저항하던 스위스의 한 영웅에 관한 이야기는 조국 독립을 위한 3·1운동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공연제작사 수키컴퍼니는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창작뮤지컬 '여명의 눈동자'(2월 7일~4월 14일·디큐브아트센터)를 선보인다. 1991년 방송된 동명 MBC 드라마를 무대로 옮겼다. 안중근 일대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 '영웅'(3월 9일~4월 21일·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은 10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기념해 2009년 10월 초연한 작품으로, 한국뮤지컬대상을 비롯한 뮤지컬 시상식 총 18개 부문 수상을 기록했다.
국립국악원은 창작악단 정기 공연으로 '그 날'(4월 12~13일·국립국악원 예악당)을 무대에 올린다. 세종문화회관 산하 단체인 서울시합창단은 오는 3월 2일 세종대극장에서 '삼일절 100주년 기념-유관순 오페라 칸타타'를,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은 오는 4월 5~6일 세종M씨어터에서 '통일을 향한 어린이들의 합창'을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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