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로 돈을 벌려면 '개미'를 따라다니지 않아야겠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바이오주 빅2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올해 들어 엇갈리고 있다. 셀트리온 주가가 연초부터 이날까지 5.2% 하락한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3% 상승했다.
이런 차이가 생긴 직접적인 원인은 수급이다. 올해 들어 외국인과 기관은 셀트리온 주식을 각각 32만주와 7만주 팔았다. 외국인과 기관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에 대해서는 각각 2만주와 6만주 순매수했다.
개인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같은 기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7만주 팔았고, 셀트리온 주식을 38만주 샀다.
개미만 악재 파악에서 소외돼 있지 않느냐는 의문을 낳는 이유다. 애초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새해 들어 나란히 기대를 모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바이오산업 이벤트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1월 7~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전후로 두 회사 주가가 함께 들썩이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회계감리가 이런 분위기를 바꾸었을 수 있다. 얼마 전 금감원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대상으로 정밀 회계감리를 벌여 분식회계 혐의를 지적했다. 구체적으로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2018년 2분기 국내 독점판매권을 셀트리온에 넘긴 게 문제를 일으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독점판매권 관련매출 덕분에 적자를 면했다.
대개 사업목적에 들어맞지 않는 수익은 매출 대신 영업외이익으로 잡는다. 즉,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당시 이렇게 회계처리했다면 영업손실을 냈을 수 있다.
반론도 존재한다. 기술수출계약을 비롯한 판권 매각대금을 매출로 잡는 것은 업계 관행이라는 얘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를 먼저 맞은' 격이 됐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판매실적이 변수이지만, 가동률 상승과 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요확대가 실적 불확실성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셀트리온에 대해서는 "바이오시밀러 가격 인하폭이 커지는 바람에 실적 기대치를 4분기 연속 밑돌았다"며 "미국시장에서 점차 성과를 낼 걸로 보이지만, 불안 해소를 위해서는 성장성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2017년 7월) 이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과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도 부담스럽다. 계약서에는 목표수익 초과분을 테마섹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 나눈다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주가나 실적에 다른 상장사보다 민감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이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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