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법’ 공포됐지만...정작 시행은 1년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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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19-01-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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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의 외주화' 1년 공백 과제

  • 원청 사업주 안전보건 책임 대폭 강화

'위험의 외주화' 방지 김용균법[사진=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앞으로 원청 사업주의 근로자 안전보건, 산재 예방 책임이 대폭 강화된다.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사망사고를 계기로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전부 개정안, 이른바 '김용균법'이 15일 공포됐다. 산안법 전부 개정은 1990년 이후 약 30년 만이다.

다만 개정 산안법은 공포 이후 1년 뒤인 내년 1월 16일부터 시행돼 1년 간 공백기에 '위험의 외주화'를 어떻게 방지할 지 과제로 남았다.

개정법에 따르면 고 김용균 씨와 같은 하청 노동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사업장과 시설, 장비 등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관리 권한을 가진 도급인(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했다.

도급인이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의 범위를 현행 화재·폭발·붕괴·질식 위험이 있는 22개 장소에서 도급인 사업장 전체와 도급인이 지정·제공하고 지배·관리하는 장소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곳으로 확대했다.

태안 화력발전소의 경우 현행 22개 위험 장소에는 속하지 않지만, 개정 산안법상 도급인이 안전보건 조치를 해야 하는 장소에는 해당한다.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사업주가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 사망사고를 5년 내 2차례 이상 초래할 경우 형벌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게 했다. 법인에 대한 벌금형 상한도 현행 1억원에서 10억원으로 대폭 높였다.

도급인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위반 때 처벌도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했고 하청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도급인의 처벌을 하청 사업주와 같은 수준으로 높였다.

또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현행 사내도급 인가 대상인 도금, 수은·납·카드뮴 제련·주입·가공·가열, 허가 대상 물질 제조·사용 등 작업의 사내도급을 금지했다.

다만, 일시·간헐적 작업이거나 하청의 전문성이 있고 도급인의 사업 운영에 꼭 필요한 작업일 경우 노동부 장관 승인하에 예외적으로 사내도급을 허용했다.

개정법은 화학물질 제조·수입업자가 고용부 장관에게 제출하는 '물질안전보건자료' 기재 사항 중 화학물질 명칭과 함유량을 비공개로 할 경우 고용부 장관의 사전 심사를 받도록 했다. 비공개로 하더라도 위험을 유추할 수 있도록 대체 명칭 등을 기재해야 한다.

건설공사 발주자에 대해서도 공사 계획 단계에서 안전보건 대장을 작성하게 하고 설계·시공 단계에서 이행 여부를 확인하게 하는 등 책임을 강화했다.

이 밖에 기업의 산재 예방 시스템이 사업장 단위가 아닌 기업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작동하도록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의 대표이사가 기업의 안전보건 계획을 세우고 이사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도록 했다.

산안법의 보호 대상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뿐 아니라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플랫폼 활용 배달 종사자로 넓혔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도 명확히 하고 작업의 위험성 평가에 노동자도 참여하도록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개정 산안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 현장에서 설명과 홍보 활동을 하고, 노·사 양측과 전문가 등 의견수렴을 거쳐 3월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 하위 법령을 입법예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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