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대기업·중견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다.
'현장의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듣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서 기업인의 건의가 규제혁신에 집중된 만큼, 정부의 산업정책 역시 과감한 규제개혁을 포함한 혁신성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집권 중반기 지상과제인 고용과 투자를 통한 경제활력 제고에도 기업과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이날 130명에 달하는 기업인을 불러 사전 시나리오 없이 자유토론을 한 것에서도 향후 기업과의 소통을 계속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그러면서 "그러면 △기업 자율 △시장 감시 △정부 감독에 맡겨도 될 사전 규제의 일괄 정비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며 "국정 전반에 걸쳐 모두 할 수는 없지만, 일부 영역에 대해 시도를 해보겠다"고 화답했다.
또 홍 부총리는 "정부는 적극적으로 신산업 분야의 규제를 혁파해 가겠다"며 "규제 샌드박스 3법이 17일 발효된다. 올해 가시적인 성과, 의미있는 규제 샌드박스 적용사례가 100건 이상 나오도록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중요하지 않아도 개별기업에는 절벽같이 다가오는 규제가 있다. 그런 규제에 대해서는 정부도 적극 찾아나서서 해결해 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회장은 "솔직히 햇수로 2년 전에 한번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며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법이 진행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혁신성장의 또 다른 대상이 하나 있다. 첨단산업만 생각하고 있지 않다. 사회적경제"라며 "사회적경제를 많이 일으킨다면, 사회적기업은 고용창출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일례로 유럽은 고용창출 전체의 6.5%를 사회적경제에서 내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협동조합 등 모든 것을 포함해도 1.4%에 불과하다. 정부와 기업 모두가 힘을 합해 이쪽 부분에 힘을 쏟으면 혁신성장의 또 다른 부분이 사회적경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의 권유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도 마이크를 잡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실적이 부진해 국민과 대통령께 송구하다. 경기가 어렵다는 것은 기업의 핑계”라고 고개를 숙였다. 다만 “수출과 고용을 늘리겠다”는 약속과 함께 “정부도 기업인들의 기를 살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괄수석부회장은 “현대차가 수소전기차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며 “이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해운업계는 이날 해운사의 선박취득 부담을 낮춰달라고 건의했다. 해운사들은 정부의 해운업 재건 계획에 맞춰 선대규모 확대에 나서려고 하는데, 정작 엄격한 회계기준이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를 대표해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선박 등의 투자에 따른 부채비율 증가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회계처리 방안이나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기업들의 건의가 집중된 규제개혁 문제에 대해 과감한 개혁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규제 샌드박스'를 언급하면서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혁신도 신속히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산업정책 방향 역시 기업의 혁신을 돕고,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공정경제' 기반 위의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추진이라는 3대 경제정책 기조 중 앞으로는 혁신성장 쪽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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