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 새로운 문화를 요구한다." <문재인 대통령>
"오랜 적대적 분단으로 남북한이 함께 존경하는 19세기 이후 대표 위인은 정약용, 전봉준, 안중근, 홍범도, 신채호 다섯 분 뿐. 이 ‘남북한 5대 공동 숭모 위인’을 지폐 인물로 모셔 새로운 100년 통일 대한민국으로 가는 다리를 놓자." <강효백 교수>
1973년 한국은행은 1000원권 지폐에 넣을 인물에 대해 각계 의견을 물었다. 그 결과 1위를 차지한 안중근 의사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선정됐다. 그러나 당시 일본 1000엔권 지폐에 이토 히로부미의 초상(삽입 기간 1963~1984년)이 들어있었다. 박정희 유신독재정권은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고려한 끝에 퇴계 이황으로 교체했다. 안중근 의사는 이미 46년 전에 지폐 인물이 될 수 있었다.
2001년 한국은행이 실시한 ‘현용 화폐에 대한 여론조사(한국은행이 사전에 인물 10명을 지정, 선호 순위만 조사)’에서는 1위 세종대왕, 2위 단군, 3위 이순신, 4위 김구, 5위 유관순, 6위 광개토대왕, 7위 신사임당, 8위 안중근, 9위 이황, 10위 이이 순으로 선호도를 보였다. 국민들은 이미 18년 전에 16세기 성리학자 이황과 이이가 지폐인물이 되는 데 부정적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2007년 한국은행은 2009년 발행될 5만원, 10만원권 지폐 인물이 김구, 안창호, 한용운, 장영실, 정약용, 신사임당, 유관순, 김정희, 주시경, 장보고 (무순) 등으로 압축됐다고 밝혔다. 유관순은 당초 한국은행 측이 추천한 후보군에는 빠져 있었으나, 일반인 설문조사와 전문가 서면조사에서 폭넓은 기명 추천을 받아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상편(新경세유표-7 ‘조선왕국’ 아닌 ‘대한민국’을 지폐에 담자)에서 다뤘으니 생략하겠다.
이처럼 현행 지폐인물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 시절 1970년대 후반과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09년에 민의와 관계없이 선정하거나 민의에 반해 발행된 것이다.
2019년 올해는 3·1 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혔 듯) 대한민국 새로운 100년은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 새로운 문화를 요구한다. 이러한 새로운 100년을 맞이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주권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나라의 얼굴인 화폐, 특히 지폐속 인물을 새롭게 바꾸길 제안한다.
‘조선왕국’ 만 아닌 ‘대한민국’의 탄생과 현재와 미래를 지폐에 담을 수 있도록 반만년 한국사를 빛낸 역사 인물과 항일독립운동 순국선열, 미래의 바람직한 국민상을 제시하는 위인들을 더욱 여유롭게 모실 수 있게끔 영국의 파운드화처럼 지폐 앞·뒤 면을 활용해 여러 인물을 모시는 방안을 제언한다.(1)*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누구를 지폐 인물로 모실 것인가? 전번에 문제점을 7가지로 들었으니 이번에 대안도 7가지로 들어보겠다.
제1안, 한국은행이 실시한 세 차례 지폐 인물 여론조사에서 세 차례 모두 후보에 든 인물은 안중근, 김구, 유관순 세 분뿐이다. 민심이 천심이다. 이 세 분을 새 지폐 인물로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제2안, 오랜 적대적 분단으로 남북한이 함께 존경하는 19세기 이후 대표 위인은 정약용, 전봉준, 안중근, 홍범도, 신채호(생년 순) 다섯 분뿐이다. 이 ‘남북한 5대 공동 숭모 위인’을 지폐 인물로 모셔 새로운 100년 통일 대한민국으로 가는 다리를 놓자. 특히 안중근은 제1안의 인물과 겹치는 유일한 위인으로 최우선 지폐 인물로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3안, 모든 지폐 인물을 19세기 이후 위인으로만 바꾸게 되면 시련과 극복의 반만년 유구한 민족사가 가려질 위험이 없지 않다. 따라서 지폐 한 두 종류에 단군, 광개토대왕, 문무왕, 고려 태조, 세종대왕, 정조 등 역대 군주와 을지문덕, 장보고, 서희, 강감찬, 최무선, 정몽주, 장영실, 이순신, 안용복(독도를 지킨 어부), 김만득(한국최초의 여성 CEO 18세기 제주 거상), 연암 박지원 등 (이상 시대순) 역사를 빛낸 인물을 추천한다.
제4안, 다른 지폐는 그대로 두고 우선 5만원권 신사임당을 백범 김구로 교체하자. 2007년 최고액권 인물로 결정된 사항의 원상회복이자 사필귀정 차원에서다.
제5안, 1000원권은 그대로 두고 5000원권 이이를 안중근으로, 5만원권 이이의 모친 신사임당을 안중근의 모친 조마리아로 바꾸자. 이는 모자(母子)를 각각 다른 액면 지폐 인물로 넣는 선례를 존중한 방안이다.
제6안, 순국선열상(像), 문화예술 과학기술자상, 노동자와 기업가상, 청·중·노년상, 모자(母子)상, 화목한 가정상, 양성평등상 등의 이미지상을 넣거나 유럽연합의 유로화나 덴마크의 크로나, 남아공의 랜드처럼 건축물, 문화유산, 동식물, 지도를 넣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2)*
제7안, 국민이 직접 선정한 인물들을 지폐 앞·뒤 면에 골고루 넣는 방안이다. 필자는 제1안과 제2안, 그리고 이 제7안을 강력히 추천한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중 ‘국민을 위한(for the people)’은 사족일 뿐 핵심은 ‘국민에 의한’(by the people)에 있다. ‘국민에 의하여’ 선출되지 못한 독재자일수록 ‘국민을 위하여’를 부르짖는다. 5000만 국민 모두 주인인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여는 새 시대 새 지폐인물의 선정과 발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민주주의의 핵심원칙인 ‘국민에 의하여’ 로 진행되어야 한다. 즉, 지폐인물 선정에 투명하고 공정한 여론조사와 국민공모제, 국민창안제 등을 가장 큰 비중으로 활용하고 정부 당국은 국민이 선정한 지폐 인물을 과거처럼 무시하거나 번복하지 말고 선정 결과를 100% 그대로 집행하기 바란다.
◆◇◆◇◆◇◆◇주석
(1)*일본처럼 지폐 액면 1.5.10단위로 단독인물 넣지 말고 세계 보편적 국가의 지폐 액면 1,2.5.10단위로 즉 2천원권 2만원권을 신규발행하여 지폐 앞 뒤면에 복수인물을 삽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2)*그러나 이 방안은 특정 인물을 채택하는 과정에 복잡한 논란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세계 지폐의 80%이상이 인물초상을 쓰는 이유 즉 자국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가장 압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개개인의 인상과 개성이 뚜렷해 위·변조가 어려움 등을 감안하면 지폐 뒷면이라면 몰라도 앞면 소재로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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