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 미군 철수가 시작된 가운데 1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반(半)자치지역인 만비즈에서 미군 주도 연합군을 겨냥한 자폭 테러가 발생해 미국인 4명을 포함해 19명이 사망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배후를 자처했는데 같은 날 펜스 부통령은 “IS를 격퇴했다”고 주장해 도마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등 주요 외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6일 시리아 만비즈 미군 정찰대 옆 식당에서 자폭 테러가 발생해 19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미군 2명과 국방부 소속 직원 1명, 도급업자 1명 등 미국인이 총 4명 포함됐다. 미군 3명을 포함해 부상자도 수십 명이 나왔다.
IS는 선전 매체를 통해 성명을 내고 “IS 전사가 정찰대를 겨냥해 자폭 공격을 벌였다”면서 배후를 주장했다.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며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시리아에서 사망한 용감한 미국 영웅들의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희생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하지만 즉각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 방침이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IS를 완전히 무찔렀다"면서 철군을 발표한지 한 달도 안 돼 IS가 배후를 자처한 테러가 벌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인스티튜트의 다나 스트롤 선임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만약 이날 테러가 IS의 소행이 확실하다면 이는 여전히 IS의 공격 능력이 충분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철군 결정을 물러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공화당 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공화당의 마이클 맥컬 의원은 WSJ에 “대통령에게 강력한 대응과 IS가 완전히 파괴될 때까지 미군 철수 보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이날 테러에 우려를 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 결정을 “길고 엄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날 나온 “IS가 격퇴됐다”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사나운 여론에 기름을 뿌렸다. 펜스 부통령은 16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재외공관장 회의에서 '칼리프'(이슬람교 왕국)는 허물어졌고 ISIS(IS의 옛 이름)는 격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제 남은 전투를 동맹에게 넘기고 시리아에서 나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시리아 테러로 인한 미군 희생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논란이 커지자 펜스 부통령은 성명을 내고 사망 장병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펜스 부통령은 연설 당시 테러로 미군 희생자가 나왔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CNN은 연설 30분 전 이미 미군이 트위터로 사망 사실을 공지했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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