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엽총 난사 사건'의 피고인인 70대가 마지막 진술만 30분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대구지법 형사11부는 지난해 경북 봉화에서 이웃과 갈등을 겪다가 엽총을 난사해 공무원을 살해하고 주민을 다치게 한 김모씨의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다.
이날 김씨는 마지막 진술을 위해 미리 써온 글을 30분에 걸쳐 읽었다. 하지만 사건과 무관한 내용이 이어지자 재판부는 이를 중단시켰다. 특히 김씨는 "안중근 의사가 목숨을 바쳐 민족의 원수를 죽였듯이 나도 망해가는 나라를 구하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기 위해 30명가량을 죽이려고 했다"고 주장해 재판에 참여한 이들을 황당하게 했다.
이날 참여재판에는 7명의 배심원이 참여했고, 모두 유죄 평결을 내렸다. 이에 재판부는 "피고인이 치밀하게 준비해 저지른 범행으로 피해자 유족과 국민들을 정신적 충격에 빠뜨렸지만 천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고인이 고령에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감형하는 것은 아니고, 양형기준과 배심원 의견 등을 종합해 형량을 정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씨와 그의 변호사는 계획적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공무원들이 자신을 함부로 대해 범행을 하게 된 점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주장했으나, 검찰은 "피고인이 동기 없이 매우 치밀하게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피고인을 선처하는 판결을 하면 안 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지난해 8월 김씨는 봉화군 소천면사무소를 찾아가 엽총을 난사해 손 계장과 이모 주무관을 살해했다. 이보다 앞서 김씨는 귀농 후 상수도관 설치공사 비용 등으로 자신과 마찰을 빚었던 이웃을 찾아가 총을 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김씨는 범행을 위해 주거지에서 사격 연습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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