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3분기 말 국내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194조54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3분기 증가율은 2010년 3분기(-1.6%) 이후 가장 작았다.
요구불예금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을 말한다. 현금과 유사한 유동성을 지녀 통화성예금으로도 통한다.
요구불예금은 2014년 3분기부터 2017년 3분기까지 꼬박꼬박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정기 예·적금 매력이 떨어졌고 이에 따라 수익률이 높은 다른 투자 수단을 찾아 나서는 대기성 자금이 몰려들어서다.
2015년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떨어지고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부동산 규제를 풀면서 이 같은 현상은 더 뚜렷해졌다. 실제 2015년 3분기에는 요구불예금 증가율이 32.1%까지 치솟으며 2000년대 이후 처음으로 30%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요구불예금 증가속도는 서서히 하락했다.
2017년 4분기 8.0%로 한 자릿수로 내려가더니 작년 1분기 6.2%, 2분기 6.1%에 이어 3분기에도 증가율이 더 떨어졌다.
반면 정기 예·적금과 같이 일정 기간 은행에 예치한 후 돌려받을 수 있는 저축성 예금은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저축성 예금 잔액은 1175조1612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늘었다.
저축성 예금 증가율은 2015∼2017년 4∼5%대에 머물렀다가 지난해에는 6%대로 뛰었다.
저축성 예금 증가속도는 빨라지고 요구불예금은 둔화하며 증가율 역전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작년 1분기 저축성예금 증가율은 6.7%포인트로 요구불예금(6.2%)보다 0.5%포인트 높았다. 저축성예금이 요구불예금 증가율보다 높아지기는 2012년 3분기 이후 처음이었다.
이후 작년 3분기에는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 간 증가율 격차가 4.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요구불예금이 줄고 저축성예금이 증가하는 것은 금리 인상으로 요구불예금으로 묶여 있던 부동자금이 저축으로 안착한 결과로 보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예금은행의 순수저축성 예금 가중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1.81%로 2015년 1분기(2.0%) 이후 최고였다. 3분기에도 소폭 떨어진 1.80%였다.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Liquidity Coverage Ratio),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가 강화되며 은행이 정기예금 영업을 강화한 영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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