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앞에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꽃길’이 펼쳐졌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손흥민 출전까지 감행하며 노린 최상의 토너먼트 대진표다. 하지만 방심하는 순간 ‘꽃길’에서도 미끄러질 수 있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자리까지 가는 길이 마냥 수월할 수 없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3연승 행진을 벌이며 조별리그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중국을 2-0으로 완파하며 분위기도 살렸다. 우승으로 가는 첫 관문인 16강전 상대는 ‘약체’ 바레인으로 정해졌다. ‘와일드카드’로 16강행 티켓을 따낸 바레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에 불과하다. 53위의 한국보다 60계단이나 낮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8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조 1위 자격으로 유리한 대진표를 받은 건 맞다. 결승 무대에 오를 때까지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란과 일본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휴식시간 이틀을 벌었고, 짧은 이동으로 선수들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조건을 마련했다.
다만 한국이 경계해야 할 것은 중동 모래바람이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중동 팀들에게 약했다. 특히 중동 원정에서는 홈 텃세에 시달리며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한국은 16강에서 바레인과 맞붙은 뒤 8강에서는 이라크 혹은 카타르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는 조별리그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겼다.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또 4강에 오르더라도 호주와 아랍에미리트(UAE)와 격돌할 가능성이 있다.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호주의 전력으로는 우승후보에 크게 못 미쳤으나 디펜딩 챔피언이다. 또 아랍에미리트는 개최국이다. 4강에서 만나게 되면 전력 외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캡틴’ 손흥민은 대표팀에 합류한 직후 “우리는 우승을 하러 왔다.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다”라며 “어떤 상대를 만나든 우리보다 강한 팀이라고 생각하고 경기장에 나서야 한다. 마음가짐 하나가 경기장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바레인과 역대 전적에서 10승4무2패로 크게 앞선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는 한국이 1승2패로 뒤졌다. 두 차례 패배(2007‧1988년) 모두 10년이 훌쩍 지난 경기이지만, 방심은 최대의 적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월드컵 때 우리가 독일을 어떻게 이겼는지 생각해 보면 쉬운 답”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