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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걸프만에 36.1km의 바닷길, 현대건설 기술로 수놓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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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9-01-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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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업비 26억2000만달러 규모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프로젝트

현대건설은 쿠웨이트 수도인 쿠웨이트시티에서 쿠웨이트만을 횡단해 수비야 신도시 지역을 연결하는 초대형 교량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 현대건설 제공]


2013년 11월 공사에 들어간 쿠웨이트의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 연륙교는 규모 면에서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를 넘어서는 초대형 공사다.

수비야 신도시 개발을 통해 국가를 균등하게 발전시키겠다는 쿠웨이트 정부의 마스터플랜 아래 발주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공사는 교량 이름도 쿠웨이트 선왕의 이름을 땄을 정도로 중요한 국책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국내외의 다양한 장대 교량 공사경험, 우수한 기술력, 쿠웨이트 공사 실적, 원가 경쟁력 등을 내세워 2013년 11월 26억2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현지 업체(콤바인드 그룹)와 공동 수주했다.

전체 공사비 중 현대건설의 비중은 78%인 2조1000억원으로, 1984년 리비아 대수로 이후 국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로는 최대 규모다.

현대건설이 쿠웨이트에서 진행 중인 초대형 교량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프로젝트에는 33만㎡ 규모의 인공섬 2개를 조성하는 작업도 포함됐다. [사진= 현대건설 제공]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공사는 총 연장 36.1㎞(해상27.5㎞, 육상 8.6㎞)의 해상교량, 약 33만㎡ 규모의 인공섬(남측/북측 각 1곳)과 건물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공기는 60개월로 공사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으로 진행됐다.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이 개통하면 쿠웨이트시티 도심에서 수비야까지 70분 이상 소요되던 거리를 20분 남짓이면 주파할 수 있게 된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주교량(Main Bridge) 공사다. 해상 교량 부분에서도 가장 중앙인 주교량 340m 구간은 고난도의 설계와 시공이 필요한 비대칭 사장교(강철 케이블로 주탑과 상판을 연결해 지지하는 다리)로 지었다. 다리 상판과 주탑을 케이블로 연결하는 사장교는 대형 교량에서 자주 사용되는 일반적인 공법이지만 비대칭 형태로 짓는 건 흔치 않다.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주교량은 선박의 돛을 본떠 설계된 주탑에 한쪽으로만 케이블을 연결했다. 또한 주교량이 사막의 고온과 해수, 강풍을 견뎌낼 수 있도록 각종 안전 실험을 진행했다. 해외 저명한 설계사와 독립 주탑 모형 실험 등을 시행하고, 현대건설의 연구개발본부 풍동 실험실을 중심으로 국내 유수 대학들과 풍동 시험을 진행해 교량의 안전성을 높였다.

차량 통행로가 될 해상교량 상부공(Superstructure)에는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공법이 적용됐다. FSLM공법은 PC야드에서 폭 17m 형고 4m 길이 60m의 PC 박스 거더를 이틀에 하나 꼴로 미리 제작한 후 특정 위치로 이동해 한 번에 설치하는 시공법이다.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1800t PC 박스 거더를 FSLM 공법으로 설치하기 위해 플로팅 크레인(Floating Crane)과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 등 각종 중장비를 제작했으며, 수심에 따라 적합한 설치 방법을 정해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은 해상 교량 중간에 약 33만㎡ 규모의 인공섬 2개도 조성했다. 남측과 북측에 조성된 인공섬 내부에는 총괄관리본부, 방재유지관리, 구호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섬 외곽에는 도로를 놓아 섬 내부와 외부 조망을 즐길 수 있게 했으며, 추후 마리나 시설까지 갖추면 향후 쿠웨이트의 대표 명소가 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쿠웨이트에서 세계 최장 길이의 다리를 짓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완공될 예정이다. [사진= 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교량 시공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현장은 바다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수블록을 제작하고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는 한편 쿠웨이트만을 드나드는 바닷물의 경로를 방해하지 않도록 인공섬을 조성했다. 현대건설의 이 같은 환경보호 활동은 쿠웨이트 환경청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현지 언론에도 대대적으로 보도될 정도로 이슈가 됐다.

'메가 프로젝트'인 만큼 공정 관리도 철저히 했다. 현장은 간섭사항을 조율하고 공정 지연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토목공사이지만 제조 공정처럼 촘촘하게 공사 일정을 관리 중이다. 현장 곳곳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현장소장과 각 파트장이 시공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드론을 이용해 현장의 전반적인 작업 사항을 수시로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서버 시스템도 만들었다.

최첨단 네트워크 시스템 도입으로 현장은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게 됐으며, 착공 후 현재까지 공기 지연 없이 선행공정을 지켜나가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터키 보스포러스 제3대교, 우간다 진자 교량, 칠레 차카오 교량 등 풍부한 장대 교량 시공 노하우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쿠웨이트를 넘어 세계에 현대건설의 이름을 알린 만큼 대표 프로젝트로서 추후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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