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일자리가 줄어드는 주요 원인으로 불가피한 실질경제성장률 하락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을 꼽았다.
정 수석은 19일 0시에 공개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팟캐스트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이같이 설명했다.
유 이사장은 방송에서 "경제 성장이 안 돼 일자리가 안 생긴다는 주장이 일반적"이라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성장률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수석은 "최근 20년간 정권당 1.2%P씩 성장률이 떨어졌다"며 "일자리도 어차피 경제와 연관돼 있어서 쉽게 늘 수 없는 데다 산업구조의 자동화 비율이 높아지면 일자리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는 원인을 두고 유 이사장은 "노동시장으로 들어오는 숫자와 노동시장에서 나가는 숫자가 역전돼 해마다 경제활동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생산은 덜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새 기술이 일하는 사람의 숫자가 감소하는 것을 커버할 정도로 높으면 고도성장이 가능하지만 기술이 평준화하면서 성장률 저하를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수석은 지난해 처음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것을 일자리 감소의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정 수석에 따르면 2017년 생산가능인구가 6만 명 감소한 데 이어 작년에는 12만 명, 올해는 24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취업자 수 역시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조선업과 자동차업계에서 이뤄졌던 구조조정, 사드 사태에 따라 800만 명이던 중국인 관광객이 50%가량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 수석은 "지난해는 전년 대비 취업자 수가 9만7천 명 증가해 이것만 놓고 보면 일자리 수 증가가 대단히 부족한 것으로 보이나 15∼64세 생산가능인구의 지난해 고용률은 전년과 같은 66.6%"라고 말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라 절대적인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만큼 취업자 수는 보조 지표로만 활용하고 고용상황을 정확히 보려면 고용률을 봐야 한다는 게 정 수석의 설명이다.
'지난해 15∼29세 청년층 인구가 13만3천 명이나 줄었는데도 청년 취업이 힘든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유 이사장의 질문에 정 수석은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라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나 근로 환경 차이로 만족스러운 일자리를 못 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수석은 중소기업이 청년을 기존보다 한 명 더 고용하면 인건비를 보조해주는 '청년추가고용 장려금' 등의 제도가 청년 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수석은 "제조업에서 20년간 40만 명 정도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면서 제조업 분야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고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중소제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제조업 르네상스'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는 또 다른 방안으로 해외로 진출했던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는 '리쇼어링'을 제시했다.
정 수석은 "광주형 일자리가 '리쇼어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10만 대 완성차를 생산하는 프로젝트인데 부품업체까지 결합하면 직·간접 고용이 1만 명 이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차가 국내에 공장을 지은 마지막 해가 1996년"이라면서 "광주형 일자리가 완성되면 현대차가 23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 공장을 지음으로써 리쇼어링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소상공인과 경제인들을 중심으로 제기하는 최저임금의 부작용 논란에 대해서는 "당장 어려운 분이 계시지만 내수 활성화를 통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대답했다.
정 수석은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를 인용,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는 걸 전제할 때 고용과 성장이 마이너스였으나 일자리 안정자금을 집행하면 고용과 성장 모드 늘어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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