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에너지 기업 OCI가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투자를 통해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 첫 걸음을 내딛었다.
OCI는 국내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와 50억원 투자 계약을 체결, 29.3%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췌장암 항암 후보물질과 신규 약물전달기술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이번 지분 투자로 OCI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파이프라인에 대한 공동개발권과 신규 파이프라인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확보하게 됐다. 파이프라인이란 약을 개발하는 일련의 과정을 생산공정에 비유하며, 제약회사에서 연구하는 각각의 약물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계약은 지난해 7월 OCI가 바이오사업본부를 꾸린 이후 첫 투자 발표다. 바이오사업본부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을 통해 국내외 유망 바이오 벤처기업에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해 신약 개발에 필요한 투자를 비롯, 개발, 임상, 생산, 기술이전, 네트워킹 등 광범위한 범위의 바이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OCI는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가 보유한 췌장암 치료 후보물질 'SNB-101'(개발명)과 '이중나노미셀'(Double Core-Shell Nano Micelle) 플랫폼 기술에 주목해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이 기술과 물질 모두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다.
SNB-101은 다양한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적이었던 기존의 세포독성항암제를 새로운 개념의 신약으로 탄생시킨 물질이다. 기존 나노항암제가 임상단계로 진입하지 못했던 가장 큰 장벽인 대량생산검증(Scale-up) 단계를 통과했으며, 'EU GMP'(유럽연합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 인증을 가진 항암제 전용공장에서 무균제제로 시험 생산에도 성공했다. 현재 전임상 후기단계로서 올해 하반기에 미국 FDA(미국 식품의약국) 및 한국 식약처에 임상1상 승인 신청을 앞두고 있다.
이중나노미셀 기술은 약물전달기술로 인체 내에서 잘 녹지 않아 약효 발현이 어려운 난용성 약물을 수용성화할 수 있는 고분자 물질로 이중으로 둘러싸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기존 대비 혁신적으로 용해도와 안정성을 향상시켜 암세포에 직접 도달하는 확률을 높이고 부작용을 감소시킨다. 또한 다양한 약물에 적용이 가능한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신약 파이프라인 구축에 유리하다.
최수진 OCI 바이오사업본부장 부사장은 "항암제 치료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와 협력을 통해 연구개발이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번 투자를 글로벌 항암 치료제 시장에 진출하는 초석으로 삼고, 향후 다른 투자와 연계 혁신 플랫폼 기반 및 항암 파이프라인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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