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글로벌 경제 둔화 복병으로 부상.."ECB 연내 금리인상 어려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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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1-2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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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일·이탈리아 등 유로존 경제 둔화 가속

  • ECB 연내 금리인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

[사진=AP·연합뉴스]


올해 글로벌 경제는 시작부터 수 많은 난관을 만났다. 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이 계속되고 있고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은 한 달을 넘기면서 역대 최장기 진행 중이다. 중국 경제는 급격한 둔화가 시작됐고 미국도 안심할 수 없긴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미국과 중국의 경제 상황에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 사이 세계 3대 경제권 유로존에서 울리는 경제 위기 경보음이 간과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유럽의 경제 둔화세가 심상치 않다. IMF가 21일(현지시간) 공개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만 봐도 알 수 있다. IMF는 올해 유럽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3개월 전에 비해 대폭 하향 조정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전망치는 종전 그대로 유지했다.

IMF는 유럽 최대 경제국이자 세계 경제규모 4위 독일이 올해 소비 및 산업생산 부진으로 인해 1.3%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전망치보다 0.6%포인트나 낮춘 것이다. 이탈리아 성장률은 약한 내수와 정부 차입비용 증가를 이유로 0.4%포인트 내린 0.6%로 제시했다. 프랑스 성장률은 ‘노란조끼’ 시위 여파를 들어 전보다 0.1%포인트 내린 1.5%로 전망했다.

지난주 발표된 유로존의 2018년 4분기 산업생산 지표 역시 유로존 경제가 확실히 동력을 잃고 있음을 신호했다. EU통계청에 따르면 유로존 산업생산은 이 기간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앤드류 케닝햄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유로존 경제가 작년 4분기 소폭 성장했을지 몰라도 하강 추세로 진입한 것은 분명하다. 올해 급반등으로 전환될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독일 산업의 성장을 주도해온 자동차업계가 치열한 경쟁과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해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독일 대표 자동차회사 BMW의 경우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바 있다.

유럽발 대형 악재가 터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크다. 영국이 유럽연합(EU)과 합의를 내지 못한 채 무질서하게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그것이다. IMF는 21일 보고서에서 영국의 질서있는 탈퇴를 예상하면서도, 노딜 브렉시트는 글로벌 경제에 “중대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유럽중앙은행(ECB)이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랫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ECB는 지난해 12월 통화정책회의 이후 예정대로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하면서 올해 여름까지는 현행 금리를 유지할 것임을 신호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ECB가 올해 하반기에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었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유로존 경제 둔화 추세가 ECB 정책위원들이 예상한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연내 금리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소재 HSBC의 시몬 웰스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 부진을 지적하면서 “ECB가 비상 상황 수준인 현행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작은 가능성도 닫혔다”고 지적했다. 그는 ECB가 내년 말까지 현재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올해 12월에서야 ECB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CB는 오는 24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 예정인데 현행 정책을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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