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 야권 대표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의 외교 관계 단절로 맞대응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과이도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시민 수십만 명이 모인 대규모 반정부 집회에서다. 시민들은 과이도 의장에 지지를 표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23일 성명을 내고 과이도 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공식 인정한다고 밝혔다.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의 경제력과 외교력을 최대한 계속 사용하여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복원을 압박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불법적인 마두로 정권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안전에 제기할 위협에 대해 직접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에 제제를 가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 행동을 제외하고 모든 제재 옵션을 고려 중이라는 입장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즉각 미국과의 정치·외교 관계 단절을 선언하며 대응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3일 카라카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 밖에 모인 수천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헌법에 따른 대통령으로서 제국주의 미국 정부와 정치·외교 관계를 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2시간 안에 모든 미국 외교관에게 떠날 것을 명령했다.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 주요국은 지난해 5월 야권의 불참 속에서 치러진 베네수엘라 조기 대선이 불법 선거라면서 재임에 성공한 마두로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2주 전 취임식을 갖고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정권 하에서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경제 파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경제난을 피해 나라를 떠난 난민이 3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된다. 21일에는 무기를 탈취한 일부 군인들이 반란을 시도했지만 진압되는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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