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연휴 공연 뭐 볼까?] 흥겨운 豚타령· 우아한 춤사위 느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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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19-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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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국악원·국립무용단, 설맞이 전통 공연 선보여

  • 오이디푸스·라이온 킹 등 대작들도 설 연휴 관객들 만나

국립국악원 설 공연 '돈타령'의 대취타 연주가 힘찬 새해의 시작을 알린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19년 기해년(己亥年) 설 명절을 맞이해 다양한 문화 공연이 펼쳐진다.

국립국악원은 설 당일인 2월 5일과 6일 오후 3시에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설맞이 공연 ‘돈豚타령’을 개최한다. ‘돈豚타령’은 국립국악원 소속 예술단인 정악단, 무용단, 민속악단, 창작악단이 모두 출연해 우리 음악과 춤으로 새해 희망을 기원하는 공연이다.

공연은 야외 마당에서부터 연희집단 ‘The 광대’의 길놀이로 시작해 익살스러운 사자춤 등 신명 나는 무대로 이어진다. 이후 궁중의 행차 음악으로 쓰였던 웅장하고 기운 넘치는 정악단의 ‘대취타’가 무대에 올라 새해의 힘찬 시작을 알린다.

무용단은 조선시대 궁중에서 잡귀를 쫓기 위해 행했던 나례(儺禮) 의식에서 추던 춤인 궁중무용 ‘학연화대처용무합설’을 선보인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그린 학무와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담은 연화대무, 강인한 삶의 모습을 표현하는 처용무가 어우러진다. 특히 학의 동작을 세밀하게 묘사한 학무가 인상적이다. 전통 무용은 새해의 좋은 기운을 모아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국악도 흥을 끌어올린다. 민속악단은 ‘굿풍류 시나위’ 연주로 새해 희망의 마음을 기원하고, 서도 굿타령 ‘축원가’를 통해서는 흥겨운 노래에 맞춰 관객들의 만복과 행운을 기원한다. 이어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소리꾼 김준수·김나니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함께 ‘남도아리랑’, ‘제비노정기’, ‘어사출두’, ‘춘향가 중 사랑가’ 등 친근한 국악 선율을 선사한다.

전통 공연을 눈과 귀에 담았다면, 이번에는 전통 놀이를 온몸으로 체험할 차례다. 공연 전인 오후 1시부터 공연 후인 오후 5시까지 국립국악원 야외 마당에서는 떡메치기, 투호, 제기차기와 같은 민속놀이 체험 행사인 ‘우면랜드’가 무료로 운영된다.

아울러 공연 관람 후 관객 전원에게 공연을 기념할 수 있는 기념품도 증정한다. 또한 기해년 황금돼지 해를 맞아 돼지띠 해에 태어난 관객들과 한복 착용자에게 입장료를 1000원으로 할인해 주는 ‘천원의 행복’ 이벤트도 진행한다. 

국립무용단은 5일과 6일 오후 3시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명절 기획시리즈 ‘설·바람’을 새롭게 선보인다. 국립무용단은 기존 ‘코리아 판타지’, ‘정오의 춤’ 등에서 꾸준히 선보여 온 전통 레퍼토리 소품뿐만 아니라 새롭게 안무하고 재구성한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모아 흥겨운 잔치를 연다.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직접 안무한 작품들로 구성되는 이번 공연에서는 ‘새로운 전통 쓰기’ 작업을 통해 우리 춤이 지닌 흥과 멋을 이 시대의 감각에 맞춰 새롭게 선보인다. 빠른 호흡과 장단으로 공연의 흥을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김상덕이 안무한 ‘북의 시나위’가 화려한 대미를 장식한다.

‘설·바람’에서는 섬세하고 우아한 춤사위가 돋보이는 신작 4편과 지난 ‘추석·만월’을 통해 선보인 2편의 소품을 한데 모아 다채로운 우리 춤을 즐길 수 있는 무대로 채운다.

공연의 시작을 여는 ‘신일(愼日)’(장현수 안무)은 새로운 몸과 마음가짐으로 근신하며 복을 기원하는 고유의 전통 의식에서 유래된 작품으로, 왕무당의 솔로 신과 화려한 군무에 어우러지는 거문고 가락이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거문고·대금 등의 강직한 선율과 푸른 빛 의상을 통해 절개와 기개의 선비정신을 남성 춤의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한량무’(황용천 안무), 맑고 영롱한 방울소리에 복을 기원하는 정신을 담아 여성 춤의 섬세함과 강인한 에너지를 선보일 ‘당당’(송지영 안무)은 우리 춤의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한다. 평채 호흡을 응용한 춤사위를 힘 있는 동작과 소고의 겹가락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평채소고춤’(정관영 안무)도 ‘설·바람’을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지난해 박수갈채를 받았던 ‘미인도’(윤성철 안무)와 ‘북의 시나위’(예술감독 김상덕 안무)는 이번에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 공연을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설·바람’의 연출을 맡은 정종임은 원형무대의 특성을 살려 무대와 관객이 긴밀하게 호흡하며 함께 즐길 수 있는 형식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사회는 국립창극단원 민은경이 맡아 공연의 극적 흐름을 이끌어갈 예정이며, 거문고·가야금·대금 등 최고의 전통음악 연주자들이 합류하는 음악 역시 현장감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국악원 설 공연 돈타령 중 학연화대처용무합설.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국립무용단 북의 시나위 피날레. [사진=국립무용단 제공]


전통 공연과 함께 대작들도 설 연휴에 관객들을 만난다.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오이디푸스’는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소포클레스의 대표 비극이다.

10년 만의 연극 복귀작인 ‘리처드 3세’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던 황정민이 1년여 만에 ‘오이디푸스’역으로 돌아와 많은 관심을 받는 작품이다. 황정민과 함께 남명렬, 배해선, 최수형, 정은혜, 박은석이 원캐스트로 출연한다.

황정민은 이번 연극에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해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신탁을 받아 버려졌지만,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비극적인 운명을 타고난 테베 왕 ‘오이디푸스’를 연기한다.

‘오이디푸스’는 공연제작사 ㈜샘컴퍼니가 ‘해롤드 앤 모드’, ‘로미오와 줄리엣’, ‘리처드 3세’에 이어 선보이는 네 번째 작품이다. ‘리처드 3세’를 만든 서재형 연출과 제11회 차범석 희곡상을 받은 한아름 작가가 함께한다. 또한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김영빈 조명디자이너, 조윤형 소품디자이너, 김미정 의상디자이너, 김유선 분장디자이너, 김상훈 무대감독 등 평단의 극찬과 흥행에 성공한 연극 '리처드 3세' 제작진이 대거 합류했다.

지난 1월 9일 시작된 뮤지컬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 서울공연은 오는 3월 2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라이온 킹'은 1997년 초연 후 20여개국 9500만명 관객을 모으며 81억 달러(약 9조1214억원)의 수익을 올린 역대 흥행 1위 뮤지컬이다.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공연했으며, 전 세계 주요 시상식에서 70회 이상 수상했을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라이온 킹'은 남녀노소를 모두 즐겁게 볼 수 있는 공연이다. 이번 한국 공연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 ‘라이온 킹’ 인터내셔널 투어를 볼 소중한 기회다.

2월 10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되는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역시 가족과 함께 관람하기 좋은 작품이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는 우유배달을 하는 김만석과 파지 줍는 송씨(송이뿐), 주차관리소에서 일하는 장군봉과 치매로 기억을 잃어버린 조순이가 인생의 끝자락에서 서로 인연을 맺고 진한 우정과 사랑을 나누게 되는 이야기다. 긴 세월을 지내온 노인들에게도 새삼 낯설고 특별한 '사랑'에 대한 감정을 진솔하고도 섬세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강풀 작가의 원작 웹툰을 바탕으로 이해제 연출이 새롭게 재구성한 이번 연극은 이순재, 박인환, 손숙, 정영숙 등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부모님을 더 깊게 이해하고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뮤지컬 '라이온 킹' 중 날라와 심바가 무대 위에서 대화하는 장면. [사진=클립서비스 제공 Nala and Simba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국립무용단 북의 시나위 중 진도북.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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