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는 IT기술에 손대기 어렵다고 하지만 미래를 위해선 필수적입니다."
유경호 체리쉬가구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를 인식하고 가구의 IT혁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인공지능·사물인터넷(IoT) 등 최첨단 정보통신(IT)기술을 가구에 적용한 통합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유경호 대표는 "가구는 집에서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고 내 몸에 오랜 시간 붙어있다"며 "어느 것보다 내 상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숙면과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IT기술에 대한 고민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체리쉬가구는 세련된 가구 디자인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도시적이고 모던한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TV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JTBC금토드라마 'SKY캐슬'에서 상위 0.1% 가정집 가구들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첫 전속모델로 원빈을 발탁해 마케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유 대표는 회사의 새로운 도약점을 IT기술과의 융합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이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가구업체들도 고객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며 "가구는 단순히 취향의 선택이 아니라 변하거나 움직이며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 세계최초 인공지능 모션베드 선봬... 해외서 '러브콜'
체리쉬가구의 대표적인 loT가구는 모션베드다.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플랫폼과 연동해 음성인식으로 제어 가능한 인공지능 모션베드를 선보였다. 이 모션베드는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가 장착된 스피커와 연동해 음성인식 기능으로 침대 모션을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침대에 탑재된 인공지능 스피커에 설정된 문구를 말하면 무중력 모드, 머리·다리 올리기 모드 등 모션이 작동된다. 사용자가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모드를 메모리 기능을 통해 저장할 수 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이후 전체 모션베드 제품군 중 판매 점유율이 약 5배 상승했다.
유 대표는 호텔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loT 통합솔루션이 적용된 객실을 선보이고 있다. 체리쉬가 지난해 호텔 객실에서 재현한 인공지능과 음성인식 등 사물인터넷(IoT) 통합솔루션을 공개했다. 베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과 협업해 체리쉬가구로 객실을 인테리어하고 호텔 내 매장도 열어 브랜드 체험공간도 만들었다. 베이스트루이스해밀턴호텔 광안리점의 경우 전체 객실이 모션베드로 이뤄졌다.
그는 "고객이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하길 원하기 때문에 호텔 사업의 중요성도 커졌다"며 "호텔에서 모션베드를 경험하면서 니즈를 느끼게 된다. 호텔도 기술과 품질을 갖춘 제품을 제공하기 때문에 브랜드 충성 고객들이 재방문·재투숙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체리쉬는 인공지능 모션베드를 고객이 편안한 공간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그니처존도 설치했다. 체리쉬의 시그니처존은 집에서 인공지능 가구를 사용하는 콘셉트로 실제 안방처럼 제작됐으며 인공지능 모션베드와 커튼, 조명 등의 음성 인식 기능을 클로바 스피커와 함께 체험할 수 있다.
고객의 편안한 체험을 위해 시그니처존 체험 시 커튼을 닫아 개인적인 공간을 만들어 준다. 현재 본사와 강남직영점, 대구 대리점에 설치돼있으며 더 많은 매장으로 확장 설치할 계획이다.
체리쉬 가구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호텔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유 대표는 "최근 호텔익스프레스쇼 등 다양한 국제 행사에 참여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모션베드 등 체리쉬 가구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나라 침실에 대한 기술과 파급력이 강해진 것을 의미한다. 조만간 몇몇 호텔업체에서 성과를 낼 것 같다"고 말했다.
◆ 신소재 개발로 제품력 강화··· 채널 확장·외형 성장
유 대표는 소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제품의 성분·소재의 중요성이 떠오르면서 신소재 및 천연소재의 사용을 강조한 것. 체리쉬가 만든 세라토 식탁은 자연 광물, 점토 등 천연 소재를 가공한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 내구성이 뛰어나고 항균 효과도 우수하다. 경도와 강도가 높아 흠집에 강하고, 열을 1000℃까지 견딜 수 있어 뜨거운 냄비를 상판에 그냥 놓아도 손상이 없다.
또 내부에 접이식 상판이 내장돼 공간의 구조와 사용자 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다. 체리쉬는 세라토 식탁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세라토 식탁의 새로운 시리즈 세라토3를 출시했다. 그는 "인공 다이아몬드로 만든 체리쉬 매트리스는 입자 형태로 뿌려져서 탄성이나 내구성이 강하다"며 "불에도 강하고 칼에 흠집이 안나고 오염이 없는 새로운 소재들을 개발하고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투자다"고 말했다.
체리쉬는 영화관에 브랜드 가구를 선보여 주목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CGV씨네드쉐프 센텀시티와 용산아이파크몰 좌석에 리클라이너 제품을 도입해 체리쉬관이 만들어졌다. 체리쉬의 리클라이너 제품은 네스트인 프리미엄 리클라이너 블루와 네스트인 1인 리클라이너 체어, 리시노 리클라이너 올리브 등이다.
유 대표는 "지금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 없듯이 변화에 대해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며 "가구기업들은 저가 제품도 많고 당장 현실에 안주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변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마인드만 열려있으면 오히려 작은 기업들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잘하는 것보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유통 채널을 확장하고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매장이 10개나 증가하며 채널이 두배 넘게 늘어났다"며 "우선 내년에는 15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을 갖고 있다. 많은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다양한 지역에서 체리쉬 가구를 만나볼 수 있도록 매장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 대표는 대기업의 리빙시장 진출에 대해 불편한 내색을 드러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2월 까사미아를 인수했고 현대백화점그룹도 종합건자재 기업 한화L&C를 인수, 인테리어 시장에 진출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해외가구 브랜드를 인수하며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 리빙이 나라의 문화인 만큼 해외 가구를 수입하기보단 브랜드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중요하다"며 "대기업들의 진출로 인해 중소 가구업체들이 힘들어지고 고객 입장에서도 유니크한 제품을 얻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이케아를 비롯해 외국 브랜드 이미지에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제품의 가격이나 품질면에서 합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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