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독감, 뎅기열... 아시아가 전염병에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春節·춘절), 베트남(Tết·뗏)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설 연휴를 앞두고 이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염병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베트남 홍역·홍콩 독감...이동 삼가고 예방 접종 최우선
작년 4월께 일본 오키나와 현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홍역은 한 달도 되지 않아 수도 도쿄는 물론 대만 등 이웃나라까지 확산돼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올해는 한국과 베트남에서 홍역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우려가 높다.
베트남 호찌민에서는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홍역으로 입원한 환자가 270명으로 집계됐다고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가 최근 보도했다. 현지 병원들은 당분간 홍역 환자가 더 늘어날 것을 보고 병상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호흡기 분비물이나 공기를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인 홍역은 최장 21일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 기침, 전신 발진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2016년 베트남 하노이에서만 1700여명이 홍역 확진을 받았을 정도로 전염 속도가 빠르다. 여행을 준비 중이거나 여행 중에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현재로써는 백신 접종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은 독감 공포에 휩싸였다. 2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독감으로 사망한 사람만 최소 75명에 달한다. 홍콩의 설 연휴는 당초 5일부터 시작하지만 독감이 유행하면서 1000여개에 달하는 기관이 오는 26일부터 잠정 휴식에 돌입했다. 이 기간 동안엔 유행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을 삼가고 개인위생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니 뎅기열·미세먼지도 주의..."일본 인플루엔자 공포"
인도네시아는 뎅기열로 비상이다. 일간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여일 동안 수도 자카르타 시내에서만 430명의 뎅기열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주일 사이에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뎅기열은 뎅기 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3∼8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두통, 근육통,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대부분 심각한 증상 없이 1주일 정도 지나면 호전되지만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우선이다.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긴소매 옷을 착용하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외신은 전했다.
질병은 아니지만 미세먼지도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곤란, 가래와 기침, 발열 등 호흡기 증상이 악화할 수 있는 탓이다. 오래된 경유 차량의 매연과 시내 사원의 화장터에서 시신을 태울 때 나오는 연기 방콕 초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힌다. 태국에서는 되도록 야외활동을 자제하되 이동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대응이 필요하다. 태국 정부터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잠정 휴교 조치를 내린 이유다.
한편 일본에서는 질주하거나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등의 이상 행동을 하는 인플루엔자 환자가 늘고 있다. 지난 14~20일 추정 환자수만 207만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타미플루나 아나비르 등 인플루엔자 치료약 복용 여부와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NHK 등 현지 언론은 "대부분 10세 전후 연령대에서 발열 이후 이틀 이내에 이상행동이 나타났다"며 "발열한 뒤 이틀간은 환자를 혼자 두지 말고 창문을 잠그는 등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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