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의 8강 탈락은 지난 2004년 중국 대회 이후 15년 만이다. 한국팀의 4강 진출 실패 원인은 무엇일까.
▲점유율에 매몰된 축구
한국은 2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2019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로 졌다. 우리나라는 볼 점유율에서 6:4로 카타르를 압도했지만, 카타르의 ‘하템’ 선수에게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허용하며 패하고 말았다.
파울루 벤투호가 강조한 ‘점유율 축구’가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점유율에 매몰됐을 뿐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는 것이다. 앞서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도 우리나라는 점유율 축구를 이어갔다. 점유율 7:3으로 앞섰지만, 연장까지 가는 혈투 속에 2:1로 극적인 승리를 차지했다.
점유율 축구는 바르셀로나 왕조‧스페인 무적함대의 상직과도 같은 전술이다. 바르셀로나는 점유율 축구로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기록했고, 스페인은 메이저 대회 3연패(유로 2008, 2010 남아공 월드컵, 유로 2012) 신화를 작성했다.
그러나 점유율 축구는 골 결정력과 개인 기량이 빛을 발해야만 통하는 전술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고질적인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면서 아쉬운 결과에 머물렀다.
▲체력적으로 지친 ‘손흥민’
중국과 조별리그 3차선,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손흥민 선수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위치했다. 벤투는 카타르와의 8강전에서 손흥민을 측면 공격으로 재조정했다. 이유는 앞선 2경기에서 손흥민이 중간에 머물자 상대팀 미드필더와 수비진이 손흥민을 집중 마크했다.
결과 손흥민은 결정적 찬스를 만들지 못했고, 슈팅도 때릴 수 없었다. 위치 조정이 있었던 카타르와의 경기에선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그라운드를 휘젓고 다니면서 상대팀의 수비진을 무너뜨릴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특유의 스피드의 살아나지 않았고, 컨트롤과 정교함도 떨어졌다.
결국 ‘체력 고갈’이 문제의 원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손흥민 인터뷰에서 “제가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체력적으로 지쳐있었다”며 “제가 좀 더 잘 준비했어야 했다”고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다.
▲단조로운 공격 루트
벤투호가 이번 아시안컵에서 보연준 공격 전술은 실망스럽다. 양쪽 풀백을 이용한 오버래핑이 자주 이뤄졌지만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크로스가 부정확하게 올라가며 최전방 공격수인 황의조의 머리에 닿지 않았다. 아울러 빌드업 과정에서 중앙 공격 시 중앙 미드필더와 공격수간 연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페널티 박스 앞에서 패스를 주고 받는 경우는 많지만 문전 앞까지 공이 이어지지 않았다. 기습적인 패스가 이뤄지더라도 부정확한 패스로 황의조의 발끝에 닿지 않았다.
공격이 단조로워지자 돌파 도중 끊기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결국 세트피스에서 돌파구를 찾았어야 했지만, 김진수의 왼발 프리킥을 골포스트를 맞추며 아쉽게 골과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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