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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의 여행 in]온천ㆍ산림ㆍ바다 삼욕(三浴)의 고장…겨울 끝자락 울진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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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울진=기수정 기자
입력 2019-01-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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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유일 자연용출 온천 '응봉산 원탕' 족욕으로 피로 싹~

  • 바다 위 스카이워크 '아찔한 체험'…나곡서 바다경관 만끽

울진에는 세 가지 욕(浴)이 있다. 바로 온천욕, 산림욕, 해풍욕이다.

금강송의 웅장함과 에메랄드빛 바다, 따끈한 온천까지······. 발길 닿는 곳마다 매력이 철철 넘친다.

사색을 즐기기에도,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기에도 좋은 그곳, 울진은 올겨울 크나큰 설렘을 안긴다.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온천이?
 

응봉산 중턱 원탕까지 가는 길. 겨울 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사진=기수정 기자]

"일단 와서 발만 담가도 모든 병이 낫는 느낌이에요."

문화해설사의 과장된 듯한 이 말이 제법 솔깃하다. 응봉산(해발 999m) 정상에 도전하는 12.6km의 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덕구계곡을 따라 원탕(源湯)에서 족욕을 즐긴 후 돌아 나오는 8km의 트레킹을 선택해 산에 오르기로 한다. 
 

응봉산 덕풍계곡의 용소폭포는 한폭의 수묵담채화같은 느낌이다.[사진=기수정 기자]

온천 원탕까지 가는 길은 꽤 평탄하다. 응봉산의 랜드마크로 손꼽히는 전 세계 교각 미니어처들과 응봉산 덕풍계곡의 용소폭포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가지만 남은 겨울 나무와 웅장한 바위, 초록의 소나무와 쪽빛 폭포수가 한데 어우러졌다. 우아하게 그려진 한폭의 수묵담채화 같은 느낌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곳이 원탕이다. 덕구온천까지 온천수를 보내는 파이프라인이 길게 이어져 있다.[사진=기수정 기자]

잘 다듬어진 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눈앞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이 눈에 띈다. 조금 더 가까이 가니, 섭씨 43도의 천연 온천수가 하늘 높이 솟구쳐 나온다. 

고려 말, 사냥꾼들이 사냥을 하다가 큰 멧돼지를 발견해 큰 상처를 입혔는데, 그 멧돼지가 어느 계곡에 들어갔다 나오더니 쏜살같이 사라지더란다.

상처 입은 멧돼지가 멀쩡하게 도망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사냥꾼들이 그 계곡을 살펴보니 자연으로 용출되는 온천수가 있었고 이때부터 덕구온천이라 부른 것으로 전해진다.
 

원탕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자연 용출수[사진=기수정 기자]

크게 다친 멧돼지도 멀쩡하게 달릴 정도였다는 온천수는 실제로 몸에 좋은 성분이 다량 함유돼 신경통과 류머티스, 피부 질환, 중풍, 당뇨에 이르기까지 그 효과가 탁월하단다.

2∼3m높이로 치솟는 원탕의 원천수는 4㎞의 송수관을 따라 산 아래 자리한 덕구온천에 공급된다. 수질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뜨끈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자 산행을 하며 쌓인 피로가 싹 달아나는 느낌이다. 산행 후 온천욕으로 한기와 땀을 씻어낼 때의 짜릿함은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아찔하게! 등기산 스카이워크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아찔함 그 자체다.[사진=기수정 기자]

전국이 스카이워크 열풍이다. 울진에도 있다. 지난해 2월 오픈한 등기산 스카이워크는 바다 위 20m 높이에 135m 길이를 자랑한다.

계단을 올라 눈앞에 펼쳐진 나무 바닥은 자신 있게 건넌다. 이제 마지막 57m 구간인 유리 바닥 건너기에 도전할 차례다. 여기서부터는 덧신을 신고 가야 한다.

수많은 스카이워크에 올라봤지만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한 스카이워크는 처음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짜릿하다 못해 무섭다.

스카이워크의 끝자락에 등장하는 조형물과 바다를 배경으로 훌륭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다고 하니 용기가 생긴다.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어본다. 아, 아쉽다. 결국, 끝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아쉬운 마음을 안고 발길을 돌린다.

◆바다낚시의 매력에 ‘풍덩’
 

나곡 바다낚시공원으로 향하는 구름다리[사진=기수정 기자]

워낙 외진 곳에 자리하고 지형도 험준한 울진에 보석같은 경관을 품은 곳이 또 있다. 나곡해변이 그러하다. 

이곳에 2013년 문을 연 바다낚시공원이 있다. 

바다 위에 인공적인 낚시잔교를 만들어 놓은 바다낚시공원에서는 갯바위보다 안전하게 낚시를 즐길 수 있어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가는 길이 데크로 연결돼 꽤 안전하다. 관리소부터 잔교까지의 이동로, 인근 전망대까지 풍광이 수려해 낚시를 즐기지 않는 일반 관광객들도 좋아한다. 

코발트빛 동해,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 바다를 향해 뻗어나가는 낚시터, 해풍을 맞으며 서 있는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
 

나곡 바다낚시공원 전경[사진=기수정 기자]

응봉산 자락 용소폭포 전경[사진=기수정 기자]

바다로 뻗어나간 등기산 스카이워크[사진=기수정 기자]

울진의 상징인 대게 조형물이 자리한 황금대게공원[사진=기수정 기자]

대게 집게발 사이에 걸린 해[사진=기수정 기자]

나곡 바다낚시공원 가는 길. 해풍 맞은 소나무와 푸른 바다, 바위가 한데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사진=기수정 기자]

멀리서 밀려온 파도가 바위에 부딪혀 하얀 포말이 생기는 모습[사진=기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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