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공룡 구글이 언론 생태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올바른 저널리즘 생태계 구축을 돕는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이지만, 뉴스 콘텐츠 투자로 검색 포털 구글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의 영향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지난 25일 서울 삼성동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 서울에서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 서울 포럼’을 개최해 자사가 추진하는 뉴스 프로젝트의 비전을 설명했다.
구글은 지난해 3월 ‘구글 뉴스 이니셔티브(Google News Initiative, 이하 GNI)’ 프로젝트를 처음 공개했다. 디지털 시대의 뉴스는 종이 신문이 아닌 인터넷과 모바일로 소비된다. 기사 작성과 뉴스 콘텐츠 비용 지불 방식에도 큰 변화가 발생했다. 수많은 온라인 매체가 등장한 배경이기도 하다.
기존 언론의 정보 독과점을 깼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지나친 조회수 경쟁에 매몰돼 오히려 저널리즘 생태계가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사의 절대적인 양은 크게 늘었으나 정작 독자들은 원하는 정보를 얻기 더 어려워졌다.
이에 구글 GNI는 △퀄리티 저널리즘 강화 △언론사의 지속성장을 돕는 비즈니스 모델 진화 △기술 혁신을 통한 언론사의 역량 강화 등 세 가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
리처드 깅그라스 구글 뉴스 부사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인터넷은 정보 시장을 확장해 우리 사회에 놀라운 가치를 가져왔지만 언론이라는 저널리즘 자체에 상당한 도전과제로 다가왔다”며 “구글은 어떻게 해야 건강한 저널리즘 생태계가 마련될까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널리즘은 열린 사회의 효과적인 도구”라며 “민주주의의 성공 방식은 이질적인 시각 간의 합의에 의해서다. 저널리즘은 이 간극을 메우는 과정에서 팩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가 올바른 세상을 만든다고 여기는 구글의 미션이 언론사와 기자의 보도와 본질적으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구글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사의 검색 엔진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유튜브의 입지를 굳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용자들이 수시로 찾아보는 뉴스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매우 중요한 콘텐츠다. 실제로 국내 1위 포털 네이버가 2000년대 초반 수많은 경쟁 포털 사이에서 선두 사업자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것도 ‘네이버 뉴스’가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네이버는 2000년 5월 뉴스를 인링크 방식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 담당자가 제휴 언론사로부터 받은 기사를 직접 엄선하고 배치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 품질을 유지해, 현재 네이버의 대표 페이지로 자리를 잡았다.
구글 측은 “구글과 언론이 가진 공통의 미션은 공통의 사업적 이익을 반영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구글은 최근 GNI 유튜브 혁신 펀딩으로 국내 매체인 JTBC와 한겨레에 각각 25만 달러(약 2억80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했다. 디지털 영상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한편 구글은 향후 3년간 GNI 프로젝트 목표 달성을 위해 3억 달러(약 336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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