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가 단독주택 밀집된 용산구 중개업소…투자자·수요자 발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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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01-2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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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단독주택 모습. [사진=노경조 기자]


"2~3개월 전부터 손님들 발걸음이 끊겼죠. 가뜩이나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안 좋은데 공시가격까지 올라 걱정입니다."(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A공인 대표)

고가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대의 공인중개업자들은 지난 주말 한산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거래 문의가 많이 줄어든 데다 정부의 세제 개편에 따른 공시가격 조정으로 단독주택 보유세가 늘어나게 돼 분위기가 더 냉각된 것.

용산구(35.40%)는 서울시 자치구들 중 정부가 공개한 올해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이다. 특히 한남동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자택을 포함해 상위 10개 표준단독주택 중 6개가 위치해 있다.

지하철 이태원역 뒤편, 리움미술관을 끼고 자리잡은 단독주택의 거주자들은 조세 저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중개업자들은 예상했다. 3.3㎡당 4000만~5000만원을 호가하는 단독주택을 보유한 이들이 동요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불만의 목소리는 나온다.

현지 B공인 관계자는 "고가 단독주택은 거주자(보유자)가 잘 바뀌지 않는데 딱히 시세 차익을 노린 것도 아닌 상황에서 어느 누가 갑자기 세금이 오르는 걸 좋아하겠냐"고 전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시각에서 조세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선 공시가격을 더 올려도 무리가 없다고 봤다.

이 일대는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유엔빌리지 등 고급 빌라도 많은 만큼 다세대주택 매물은 더러 있었다. 물론 10억원 이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태원로 대로변에 위치한 C공인 관계자는 "용산구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청파동 소재 단독주택도 3.3㎡당 3000만원을 호가한다"며 "각종 부동산대출이 막혀 일정 금액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 주변에서 거래가 힘들다"고 말했다.

거래 시기와 관련해선 "시간을 갖고 지켜보는 게 좋다"고 중개업자들이 입을 모았다. 최근 2~3년 새 급증한 부동산 가격을 정부가 손질 중인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A공인 대표는 "골라 잡을 만큼 매물이 많지도 않고, 정부에서 아직도 부동산 가격이 높다고 보고 있는 만큼 당장 거래를 권하지는 않는다"며 "6개월 정도 여유를 두고 매물을 살펴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반적으로 잠잠한 분위기는 오는 4월 개별주택 공시가격 발표 후 달라질 전망이다.

D공인 대표는 "표준단독주택이 대표성을 띠지만, 개별단독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돼야 더 많은 사람들이 체감할 것"이라며 "공정시장가액비율(공시가격 반영 비율)이 올해 85%에서 2022년 100%로 상향되는 점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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