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다음 대선에서 낸시 펠로시를 밀어야 한다." 미국 자유보수 계열 주간지인 '워싱턴 이그재미너(Washington Examiner)'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오피니언난을 통해 이렇게 평가했다. 1940년생으로 2020년에는 80살이 되는 펠로시 하원의장의 나이를 감안하면 현실적 제안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미국 최장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을 거치면서 높아진 펠로시 의장의 정치적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달 넘게 지속되던 셧다운은 지난 25일 결국 막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완벽한 패배였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미국 국경에 세울 장벽 예산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 몇 년이고 버티겠다며 의회를 위협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타협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까지 연기시키며 강공을 이어갔다. 이번 셧다운을 '트럼프 셧다운'이라 부르면서 대통령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여론은 점차 민주당으로 기울었다.
2007~2011년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을 지낸 뒤 8년 만에 의회 1인자로 돌아온 펠로시는 중간선거 직후만 해도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펠로시의 취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의 '변화'를 보여줄 만한 적당한 인물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와 맞설 만한 역량을 갖추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셧다운 전쟁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어 내면서 '펠로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자리 잡는 모양새다.
미국 인터넷 매체 복스는 26일 "펠로시는 그동안 누구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냈다. 바로 정치적으로 트럼프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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