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재직하면서 연구했던 박 이사장은 원래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주로 반도체, 레이저 등을 공부했고 학위도 그쪽으로 했다”며 “20년 전까지는 세포가 어떻게 생긴 줄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유학에서 돌아와 실험실에서 6년 정도를 보냈을 때 전공 외에 아는 것이 무엇인가 스스로 물었는데 고등학교 실력에서 정지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별이 왜 빛나고 돌은 무엇이고 등등을 과학에 물어보자 해서 이 길로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과학문화운동에 나서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알았으면 해서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30대 이후 70대까지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고교 인문반이나 이과반을 선택한 두 부류다”며 “인문반은 평생 미적분을 못 만나고 무덤에 간다. 이과반은 신학, 문학을 못 접한다. 나이 60에 정년퇴임을 하고 이과반을 택했던 사람은 인문 쪽을 접할 수 있지만 인문반을 택했던 사람은 자연과학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고교 2학년 때 문과 이과로 갈라지면서 38선 이상으로 더 강하게 교류를 막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불공평한 것이 이과를 택한 사람은 소설을 보고 주말 드라마도 보고 하는데 문과를 택했던 사람은 반대쪽으로 못 넘어온다. 철학박사가 미적분 공부를 하겠다고 한 사람이 있나”라며 “두 부류의 길이 동등하지 않고 반대 쪽 사람이 넘어오기 어렵다고 보고 과학문화운동 단체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과학 발전이 지속돼 상상하지 못하던 세상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박 이사장은 “우리의 뇌는 블랙박스가 아니다. 우리 생각을 미리 끄집어낼 수 있는 시대다. 몇 년 지나면 자기 꿈을 하드디스크로 옮길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은 전 인류에 통하는 답이다. 이뤄지지 않은 것을 물을 필요가 없다. 이뤄진 것을 보면 된다. 전염병이 옛날 의학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수의 전염병이 정복됐다”며 “과학은 비료를 통해 인류가 기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했다. 과학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의 사고체계로 사실의 집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이번에 낸 책에서는 세포막의 원리 등을 그림으로 설명했다. 과학은 틀리면 증거를 가지고 시정하고 고친다. 확립된 사실을 가지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과학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과학을 알면 세상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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