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문화 운동가 박문호 박사 "과학 알아야 세상 알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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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1-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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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책 펴내

박문호 박사가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 사무실에서 원소 주기율표 등이 적힌 칠판을 가리키고 있다. [이한선 기자]

과학문화운동가 박문호 박사(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 이사장)가 ‘생명은 어떻게 작동하는가’(김영사)라는 책을 최근 펴냈다. 책에서 박 이사장은 그동안 그린 그림 등을 곁들여 생명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박 이사장을 지난 25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사무실에는 원소기호와 수식 등이 가득 적혀 있는 여러 개의 칠판이 놓여 있었다. 그는 '박문호의 자연과학세상'이라는 단체를 통해 회원들에게 과학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회원들은 30대부터 70대까지로 주로 자연과학을 자주 접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그는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이라는 책으로 2013년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저술상’과 2015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을 수상한 작가이기도 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재직하면서 연구했던 박 이사장은 원래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그는 “주로 반도체, 레이저 등을 공부했고 학위도 그쪽으로 했다”며 “20년 전까지는 세포가 어떻게 생긴 줄을 몰랐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유학에서 돌아와 실험실에서 6년 정도를 보냈을 때 전공 외에 아는 것이 무엇인가 스스로 물었는데 고등학교 실력에서 정지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별이 왜 빛나고 돌은 무엇이고 등등을 과학에 물어보자 해서 이 길로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장은 과학문화운동에 나서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과학을 알았으면 해서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30대 이후 70대까지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고교 인문반이나 이과반을 선택한 두 부류다”며 “인문반은 평생 미적분을 못 만나고 무덤에 간다. 이과반은 신학, 문학을 못 접한다. 나이 60에 정년퇴임을 하고 이과반을 택했던 사람은 인문 쪽을 접할 수 있지만 인문반을 택했던 사람은 자연과학을 만나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고교 2학년 때 문과 이과로 갈라지면서 38선 이상으로 더 강하게 교류를 막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불공평한 것이 이과를 택한 사람은 소설을 보고 주말 드라마도 보고 하는데 문과를 택했던 사람은 반대쪽으로 못 넘어온다. 철학박사가 미적분 공부를 하겠다고 한 사람이 있나”라며 “두 부류의 길이 동등하지 않고 반대 쪽 사람이 넘어오기 어렵다고 보고 과학문화운동 단체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과학의 객관성과 합리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학은 전 인류에 통용되는 지식이다.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혜택을 본다. 이게 과학이다. 이제 과학이 많은 것을 대답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 20년이 지나면 또 얼마나 바뀔지 상상을 초월할 만하다. 스마트폰이나 인공위성 등 지난 30년간 과학이 발달한 결과를 우리가 누리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도 과학 발전이 지속돼 상상하지 못하던 세상이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박 이사장은 “우리의 뇌는 블랙박스가 아니다. 우리 생각을 미리 끄집어낼 수 있는 시대다. 몇 년 지나면 자기 꿈을 하드디스크로 옮길 수 있는 시대가 온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은 전 인류에 통하는 답이다. 이뤄지지 않은 것을 물을 필요가 없다. 이뤄진 것을 보면 된다. 전염병이 옛날 의학으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다수의 전염병이 정복됐다”며 “과학은 비료를 통해 인류가 기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했다. 과학은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인간의 사고체계로 사실의 집합”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은 “이번에 낸 책에서는 세포막의 원리 등을 그림으로 설명했다. 과학은 틀리면 증거를 가지고 시정하고 고친다. 확립된 사실을 가지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과학을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 과학을 알면 세상을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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