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街 뉴리더] 정지선, 현대백화점 덩치 키운 ‘뚝심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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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19-01-2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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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부활동 자제 ‘은둔의 경영자’…인수·합병 잇달아 성공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이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했다.[연합뉴스]


“어이쿠, 얼굴이 익숙지 않아서 몰라뵀어요.”

청와대가 마련한 새해 첫 기업인과의 대화 당일인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모처럼 재계 총수들로 북적였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참석했지만, 유통업계 출입기자들은 순간 그를 놓치고 탄식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지선 회장은 평소 외부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미디어 노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은둔의 경영자’로 통한다.

겉으론 무뚝뚝해 보이지만 사내에서는 ‘따뜻한 회장님’이다. 임직원들과는 매년 새해 첫날 시무식을 대신해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함께 하며 구슬땀을 흘린다. 송년회 때는 임직원들에게 일일이 소주 한잔 따라주는 ‘소탈한 오너’로, 그 흔한 수행비서 한명 없이 혼자 다니길 즐긴다.

1972년생인 정지선 회장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재벌 3세 경영자다. 경복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사회학과 재학 도중 유학을 떠나 미국 하버드대 스페셜스튜던트 과정을 이수했다. 동 대학원에서 아시아경제학 과정을 수학했다.

1997년 현대백화점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 미국 유학 뒤에는 기획실 차장, 기획실장 이사,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을 거쳐 현대백화점그룹 총괄부회장을 역임했다.

2007년 12월 아버지 정몽근 명예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퇴진하면서 35세의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올랐다. 역대 재벌 총수 중 최연소 회장이자, 범현대가 재벌 3세 중 첫 번째 회장 선임이었다. 동생 정교선 부회장은 자연스럽게 형의 자리를 물려받았다.

정 회장은 현대백화점 등 유통부문을,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와 현대홈쇼핑 등 기타유통부문을 맡고 있다. 형제지간 우애가 두터워 여느 재벌가와 달리 잡음 한번 없이 ‘형제 경영’의 시너지를 잘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어린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만큼 책임감이 강하고, 한번 마음 먹은 일은 반드시 성공시키는 ‘뚝심’을 가졌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특히 인수·합병에 있어서 현대백화점은 ‘따낼 사업만 눈독을 들인다”는 명제를 입증하고 있다. 2011년 리바트, 2012년 한섬을 잇달아 인수했고, 2015년에는 에버다임, 이듬해는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까지 인수하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덩치를 키웠다. 

지난해 10월에는 건축자재기업 한화L&C 인수도 성공시켜 차세대 유통 블루오션으로 통하는 ‘홈퍼니싱·인테리어’ 사업에 날개를 달게 됐다. 2015년 4월 현대렌탈케어까지 설립, 종합 생활문화기업으로 고삐를 당기고 있다.

유통기업이라면 한번쯤 탐내는 면세점 사업도 시작했다. 2015년 입찰전에서 고배를 마신 뒤 절치부심해 이듬해 입찰전에서 1위의 점수로 특허를 따냈다. 2018년 11월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리뉴얼해 현대백화점면세점을 오픈했다.

재계 관계자는 “정지선 회장이 마흔을 넘기면서 곧잘 언론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불도저 같은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현대백화점 판교점 성공 이후 천호점 리뉴얼까지 본업에도 충실해, 향후 정지선식 뚝심 경영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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