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경 삼성전자 글로벌 퍼블릭 어페어(GPA)팀장(부사장)은 28일 “베트남에 새 스마트폰 공장을 건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이날 베트남 스마트폰 제3공장 건설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미 현지에서 두 곳을 가동 중인데 추가로 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이같이 잘라말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말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삼성이 사업 규모와 범위를 계속 확대해서 베트남이 세계에서 가장 큰 생산거점일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큰 전략거점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응우옌쑤언푹 총리의 요청에 화답한 것이다.
이후 관련업계와 국내외 언론 등은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조만간 스마트폰 제3 공장을 착공하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실제 김 부사장의 말처럼 삼성전자가 이 같은 약속을 선뜻 지키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5000만대로 전년 대비 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07년 스마트폰 시장 개화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또한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량도 충분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460만대로 추산됐다.
유진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연간 휴대폰 생산능력은 5억3400만대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박닌성 옌퐁, 타이응우옌성 옌빈 △중국 톈진, 후이저우 △인도 노이다 △한국 구미 △브라질 캄피나스, 마나우스 △인도네시아 치카랑 등 전 세계 6개국 9개 공장에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베트남에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른 신규 공장의 건설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베트남에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은 없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생산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는 게 사실이나 아직 신규 수요량이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적 관계에 의해 증설 얘기가 오가고 있지만 당분간 시장 상황이 따라가지 못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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