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가라' 발언을 두고 사퇴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김 보좌관은 지난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 대상 강연에서 청년층을 향해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고 아세안에 진출하라"고 말했다. 또 50~60대를 향해선 "할 일 없다고 산에 가거나 SNS에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동 가라'는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오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김 보좌관과 관련된 약 40여건의 청원이 올라왔다. 대개 김 보좌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내용들이다.
한 청원인은 '문재인 대통령님, 박근혜와 다를 바 없는 김 보좌관을 내치셔야 합니다'고 적었고, 또다른 청원인은 '김 보좌관을 파면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야권은 김 보좌관의 사퇴를 촉구하며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까지 요구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청와대 경제보좌관의 발언인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무책임하고 뻔뻔한 내용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무책임하고 뻔뻔한 망언에 책임지고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아세안으로 떠나야 할 사람은 김 보좌관이다. 함량 미달의 경제보좌관이 아닐 수 없다"며 "이 발언은 (박근혜정부의) '중동 가라'의 2탄인가. 도대체 전 정권과 다른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 눈에 뵈는 게 없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참담한 현실 인식 수준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문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보좌관은 논란이 일자 입장자료를 내고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다"며 "저의 발언으로 인해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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