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현장의 낯익은 불청객 '떴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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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01-2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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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아이클릭아트]


최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송산그린시티 현장에 나가볼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에 나서는 일대는 오는 2023년 미래 환경도시로 개발되는 곳인데요, 이렇게 도시가 조성 과정에 있기 때문인지 전반적 분위기는 매우 한산했습니다.

이날 흥미로웠던 점은 일대 곳곳에서 아파트 및 상가 분양을 홍보하고, 명함을 뿌리며 열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겁니다. 저는 운전을 하며 일대를 돌아다녔는데 주요 사거리에서 신호에 걸려 정차할 때쯤이면, 이들이 무섭게 접근하며 호객전을 펼치곤 했죠.

사실 이 같은 일은 비단 송산그린시티 현장에만 있는 일은 아닙니다. 개발이 진행 중인 신도시, 택지지구, 아파트 분양현장 및 모델하우스 인근을 둘러보면 분양 홍보 현수막이 걸린 채 컨테이너 가건물이 설치돼있는 모습을 종종 보곤 하죠.

이처럼 분양현장 주변에 진을 치고 중개행위를 하는 이동식 중개업소를 '떴다방'이라고 합니다.

떴다방은 철새처럼 '여기 뜨고, 저기 뜨며' 영업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일종의 속어입니다. '떴다'라는 어감에서 느끼셨겠지만, 떴다방을 통한 거래는 사실 불법입니다.

불법을 감수하고 이들이 이렇게 영업에 열을 올리는 이유가 뭘까요? 떴다방 직원들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아파트, 상가 등을 대량으로 확보하고 이를 되파는 수법으로 이득을 남기곤 합니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청약통장 불법 매집, 분양권 가격 조작, 당첨권 불법 거래 등 온갖 불법행위가 자행되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처럼 불법인 떴다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마냥 나쁘진 않습니다. 앞서 설명 드렸듯 떴다방 직원들은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곳에 접근하거든요. 이들이 관심 없는 지역은 시장에서도 주목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 '로또 청약' 원조로 불렸던 판교신도시나 위례신도시 역시 수많은 떴다방들이 몰리며 몸살을 앓았던 지역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대 분양을 앞둔 건설사나 분양대행사들 상당수는 이를 알게 모르게 눈감고 넘어가는 일이 많다는 점이죠. 떴다방이 일대 분양 붐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모객 인원까지 배가시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떴다방이 나름의 '효자 역할'을 하는 셈이죠.

하지만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떴다방을 통한 거래는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입니다. 떴다방을 지나치시다 호객에 걸리신 마음씨 좋은 분들이라면 지역 분위기 및 투자 정보 관련 설명 정도만 들으시고, 거래는 절대 하시지 않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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