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경찰 아니고 치킨집 아저씨다. 소상공인들이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라고”
29일 현재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극한직업’의 주연배우 류승룡이 하이라이트 장면에서 외치는 대사의 일부분이다.
이 영화는 해체 위기에 몰린 경찰서 마약반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을 한 치킨집이 이른바 ‘숨은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물이다. 류승룡 , 진선규, 이하늬, 이동휘, 공명 등 마약반 5인방에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한 수상한 투자가와의 일화를 통해 우리나라 자영업자, 가맹점주들의 애로사항을 재치있게 다뤘다.
그렇다면, 영화와 현실은 얼마나 닮아있을까. 실제로 국내 프랜차이즈업계는 류승룡의 대사처럼 저마다 ‘목숨을 건 투쟁’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프랜차이즈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과 필수물품 공급가격 상·하한선 등을 공개하도록 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이유다.
가맹본사의 영업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높고 본사 영업비용등이 포함된 차액가맹금이 공개될 경우 본사가 마치 과도한 수익을 취하는 것처럼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프랜차이즈 업계 중론이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도 “사실상 원가 및 마진 공개는 다른 산업에도 전례가 없는 과도한 규제로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높아 법적 대응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가맹점주들이 본부에 ‘생존권’을 주장한 사례도 있다. 치킨프랜차이즈 제너시스BBQ 가맹점주들은 지난 10일 협의회를 구성했다. 본사와 함께 운영하는 ‘동행위원회’가 아닌 점주들만으로 구성한 협의체를 만들어 본사 측에 좀더 적극적으로 공정거래와 이익 공유, 상생발전을 요구한다는 목적이다.
외국계 대기업을 향한 소상공인들의 반격도 시작됐다. 일부 국회의원실 등을 통해 이른바 ‘스타벅스법’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 업계는 신세계와 미국 스타벅스 본사의 합작법인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막대한 자본을 가지고 노른자 상권에 직영점포만 내는 방식으로 무차별 확장을 해 골목상권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스타벅스도 편의점이나 외식 프랜차이즈처럼 출점 기준에 법적 제한을 둬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가 거론되고 있지만, 해묵은 규제로 인해 토종기업이 역차별 받는 동안 외국계 기업은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있어 왔다.
제빵업계의 경우 2013년 중소기업적합업종 규제으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올해 2월 말까지 전년 대비 직영과 가맹 포함 점포수를 2% 이내로만 늘릴 수 있다. 또 중소 제과점에서 도보 500m 밖에서만 출점 가능하다.
이 기간 동안 프랑스 브랜드인 곤트란쉐리에, 브리오슈도레 등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가맹사업을 시작하고 점포수 확장에 나섰다. 곤트란쉐리에의 경우 프랑스 현지 매장은 4곳, 국내는 8배인 30곳에 달한다. 브리오슈도레 역시 매달 신규 매장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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