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모든 정보기관을 통솔하는 미국 최고 정보기관인 미국 국가정보국(DNI)이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완전한 핵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비관론이 나오면서 세기의 '핵담판'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댄 코츠 미국 DNI 국장은 29일(현지시간)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북한은 1년 넘게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았고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관련한 도발 행위를 중단했다"며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가시적인 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한다고는 하나 북한은 WMD 능력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고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부분적으로 비핵화 조치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북한의 지도자들은 체제 생존에 있어 핵무기를 결정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정보국(DIA)의 로버트 애슐리 중장도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 역량과 위협은 1년 전 존재했던 그대로 거기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완전한 비핵화'와 상충하는 활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마켓워치는 "이러한 회의론은 그간 수년에 걸쳐 정보당국이 지적해온 부분과 일치한다"며 "작년 싱가포르 정상 회담 이후 북한이 더 이상 핵 위협을 지속하지 않는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도 어긋난다"고 평가했다. 정보기관이 북한에 대한 의구심을 강조함으로써 2차 회담의 목표 달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간표가 2월 말로 확정,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런 회의론이 나온 만큼 회담 과정도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2차 회담을 한 달여 앞둔 상황이지만 의제와 장소, 구체적인 날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들 정보기관은 이날 정보위에서 '사이버 위협'과 관련, 중국과 러시아를 가장 큰 위협적인 주체로 간주하면서도 북한 역시 이버 공격을 수행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정보기관들은 "중국과 러시아는 1950년대 중반 이후 전세계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이들 국가에 의한 올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안보 위협이 확대되고 다양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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