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실사지수 ‘69’… 기업들 체감경기 2016년 수준 후퇴

[자료=한국은행 ]

국내 기업들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2016년 상반기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제조업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9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이달 전체 산업의 업황 BSI는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한 69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3월 기록한 68 이후 최저다.

업황 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치인 100보다 낮으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가 67을 기록, 4포인트 하락했다. 반도체 수요 감소 영향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가 8포인트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는 2016년 6월(6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타 기계·장비도 5포인트 낮은 63을 기록했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가 둔화했기 때문이다. 고무·플라스틱은 13포인트 하락해 55를 기록했다. 이는 건설·자동차 등 전방 산업이 부진한 탓이다. 반면 제품 가격 상승에 힘입어 화학물질·제품은 11포인트 상승한 72를 기록했다.

대기업 업황 BSI는 73으로 한 달 전과 같았으나 중소기업은 69에서 61로 내렸다. 형태별로는 수출기업(71), 내수기업(65)이 4포인트씩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전자 분야 경기가 나빠 중소기업과 수출기업 업황이 악화했다"며 "다만 대기업 위주인 화학 분야 업황이 좋은 점이 대기업 업황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71로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7월(70)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낮다.

정보통신 업황 BSI가 8포인트 하락한 73을 기록했다. 비수기로 광고 제작, 방송 매출이 줄면서다.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설계·감리 수요 감소로 전문·과학·기술(75)에서도 10포인트 하락했다.

다음 달 전체 산업 업황 전망지수는 68로 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2016년 3월(67) 이후 최저치다. 특히 제조업 업황 전망 BSI 65로 6포인트 하락, 2009년 4월 기록한 59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 역시도 반도체 경기 둔화 때문이다. 실제로 전자·영상·통신 전망이 14포인트 급락해 65를 기록했다.

전방 산업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무·플라스틱은 12포인트 내린 55를 나타냈다. 반면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정제·코크스는 9포인트 올라 72를 나타냈다.

비제조업 업황 전망 BSI는 2포인트 떨어져 70을 기록했다. 도·소매 전망(64)이 스마트폰·PC 판매 부진 우려에 9포인트 빠졌고,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숙박은 13포인트 급락한 45였다. 정보통신(70)은 8포인트 하락했다.

BSI에 소비자 동향지수(CSI)를 합쳐 산출한 경제 심리지수(ESI)는 2.7포인트 하락한 89.3을 기록했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0.8포인트 하락해 91.4를 나타냈다. 이는 2016년 3월(91.4) 이후 최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