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지역을 새로운 투자지로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의존했던 수크닷컴(Souq.com) 대신 독자적으로 중동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CNBC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사우디와 UAE를 주축으로 중동 진출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부유층이 폭넓게 형성돼 있는 데다, 영미권과의 비즈니스 연결성도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아마존이 중동 지역을 향한 관심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017년에는 중동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수크닷컴을 약 5억8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수크닷컴은 2005년 설립돼 전자제품, 건강·미용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UAE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수백만 명 규모의 고객을 보유하고 있어 '중동의 아마존'으로도 통한다. 아마존이 수크닷컴 인수를 계기로 중동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 이유다.
그러나 수크닷컴을 통한 성과가 기대가 못 미친다는 판단에 따라 직접 중동에 진출하는 방안을 고민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지 납품업체들에게 수크닷컴과의 거래를 중단하고 아마존과의 직접 거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CNBC는 전했다.
이번 계획에는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는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뜻도 반영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마존 수익의 약 70%는 북미시장에 의존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국·독일·일본에서의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 중국과 인도에 대한 진출도 꾀하고 있지만 현지 규정이 까다로워 사업 확장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CNBC는 "아마존의 중동 진출 계획은 몇 개월 이내 현실화할 것"이라며 "다만 국제유가에 따른 현지 경기 변동성이 큰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