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유례없는 위기를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라는 자사만의 강점을 극대화해 정면 돌파한다.
현재 80%에 육박하는 LCD(액정표시장치) 중심의 수익구조를 OLED로 전환을 가속화해 다시 디스플레이 강자로 거듭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새해 OLED의 생산을 더욱 확대하고 더불어 고객사도 더욱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929억... 전년 대비 96.2% 감소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929억원으로 전년보다 96.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4조3366억원으로 12.4%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794억원으로 2011년(7679억원)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충격적인 실적에 이날 열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이례적으로 직접 나서 위기의식을 강조했다.
서 전무는 실적발표에 앞서 "인도 기러기가 히말라야를 넘기 위해 몸무게를 줄이고 만반의 준비를 하듯, LG디스플레이도 미래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내부 혁신으로 어려운 여정을 극복하겠다"며 "중국발 공급 과잉 속에서도 미래 준비를 적절히 하면서 균형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사업 체질 혁신'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서 전무는 "불과 5년 전 제로였던 OLED 매출 비중이 금년에는 30%, 2021년에는 50%까지 육박할 전망"이라며 "비즈니스 규모와 중요도가 커지는 OLED 중심으로 시장 선도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도 제시했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LG디스플레이는 "OLED TV 판매 목표는 380만대 수준"이라며 "매출 기여도에서 OLED TV 비중이 약 30% 정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OLED로의 전환도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화이트 OLED의 경우 파주 공장에서 월 7만장, 중국 공장에서 월 6만장 등 총 13만장의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플라스틱 OLED(P-OLED)의 경우 월 4만5000장의 생산 시설을 완비했다. 화이트 OLED는 월 3만장 추가 생산을 위한 투자도 2020년까지는 진행할 예정이다.
OLED 기술 격차도 더욱 확대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8K OLED 독자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또한 디자인을 강화한 월페이퍼, 음향기능을 더한 크리스털사운드, 공간활용성을 확보한 롤러블 등 다양한 OLED 제품을 통해 고객사의 요구에 대응할 예정이다.
이미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9'에서 고객사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OLED 제품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올해 행사에서 LG디스플레이는 65형 8K OLED 제품을 전시하며, 더욱 다양화된 8K 라인업을 자랑했다. 나아가 기존 3.1 채널 사운드에서 저음과 고음 영역대를 확장, 3.2.2 채널 사운드로 진일보한 88형 8K 크리스탈 사운드 OLED도 최초로 공개했다
상업용과 자동차용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도 대거 소개했다. 저온 폴리 실리콘(LTPS) 기반의 초대형 29형 풀 대시보드를 포함해 플라스틱 올레드(P-OLED)기반의 12.3형 쿼드HD(QHD) 정보안내디스플레이(CID), 12.8형 센터페시아 등이다.
◆OLED 우수성 홍보 강화... 고객사 확대 주력
LG디스플레이는 올해 OLED의 우수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알려 고객사의 확대에 힘쓴다.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고객사, 소비자 등과 소통을 하기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OLED 스페이스’를 열었다.
같은달 평판 디스플레이의 본고장 일본에서 OLED만의 차별화된 기술력도 알렸다. 여상덕 LG디스플레이 고문은 지난달 6일 일본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제28회 파인테크 재팬'에서 'OLED, 미래 디스플레이의 꿈이 여기에'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이를 통해 한국의 OLED 선구자로서 OLED 기술 및 특징, LG디스플레이의 OLED 전략 등을 소개했다.
파인테크 재팬은 일본에서 열리는 평판 디스플레이 전문 전시회로, LCD·OLED·센서 등 디스플레이 개발과 제조에 필요한 장비 및 부품을 비롯해 최첨단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업계의 다양한 최신 기술과 제품이 전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현재 투자 중인 OLED 라인의 양산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돼 2021년 정점을 이룰 것”이라며 “당분간은 힘들 수 있으나, 디스플레이의 패러다임이 OLED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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