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한 핵무기 포기 대가로 원전 제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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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1-3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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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P, 지난해 10월말 러시아가 북한에 제안

  • 러시아 "제안한적 없다" 부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 [사진=EPA·연합뉴스]


북한 비핵화와 관련, 러시아가 북한에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폐기를 대가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비밀리에 제안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29일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미 핵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지난해 10월 말 러시아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에 이같은 비밀 제안을 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직접 원전을 운영하고 모든 부산물과 폐기물을 러시아로 되돌려 보냄으로써 북한에 새로운 에너지를 제공하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를 생산할 위험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지난해 말 러시아의 이같은 제안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WP는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중앙정보국(CIA), 주미 러시아 대사관 등은 언급을 피하는 상황이라며 이 제안이 여전히 협상 중인 것인지, 아니면 북미 협상에 영향을 줬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비밀 제안은 북한이 핵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이 경수로를 제공하기로 한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가져온 것으로 봤다.

WP는 이는 러시아가 핵 협상이라는 큰 게임에 개입하려는 새로운 시도라며 한반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중국과 미국 정부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러시아는 WP 보도에 즉각 부인했다.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그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며 보도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원전 건설에는 수십억 달러가 든다"며 "비싼 원전 건설비가 WP의 근거 없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라며 "이런 이야기를 지어낸 사람들은 북한이 현재 경제 상황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원전 운영비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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