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미래형 자동차' 핵심 기술을 빼돌리려던 중국인 직원이 구속됐다. 미·중 무역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일어난 이번 사태가 화웨이 사태에 이어 또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애플 엔지니어였던 중국인 천즈중씨가 자율주행차 기술을 절도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연방 지방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인 '타이탄 프로젝트' 일원이었던 천 씨는 지난 11일 광학렌즈로 애플 자율주행차 사업 프로젝트 매뉴얼을 비롯한 기밀문서들을 촬영해 중국 기업에 넘기려고 하다가 발각됐다. 지난주 경찰에 체포됐지만, 현재는 보석금 50만 달러(약 5억5640만원)를 내고 풀려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천 씨는 애플 입사 당시 회사 기밀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했음에도 이와 같은 일을 저지를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과정에서 천 씨는 애플의 기밀 정보를 촬영하는 것 외에 회사 내부 파일 2000여 개를 개인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에 백업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검찰이 밝혔다. 다만 그의 배후에 중국 토종 자동차 기업이 있다는 애플 측 주장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7월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다. 한 중국인 직원이 애플 퇴사 후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샤오펑자동차(小鵬汽車)에 입사해, 애플의 자율주행차 배터리 시스템 정보 및 관련 기술 등 기밀 정보를 빼돌리려다가 기소된 것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 종료를 위해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양측이 지적재산권의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있다고 외신의 보도가 잇따라 나온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의 각종 불공정 관행에 대해 '기술 도둑질'이라며 강력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안그래도 난항을 겪고 있는 양국 무역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