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2·27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은 31일 각자만의 방식으로 본격적인 경선 행보에 나섰다. 특히 홍준표·황교안·오세훈의 '빅3 대접전'으로 예상됐던 경쟁 구도에 정우택‧심재철이 막판 합류하면서 대진표는 사실상 완성됐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1일 오전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전당대회 출마가 가능하도록 의결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대 선관위가 책임당원 자격요건의 변경을 요청한 대로 의결했다"며 "전대 기탁금을 납부하고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 책임당원이 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일부 당권주자들이 황교안·오세훈은 전대 출마 피선거권 획득을 위한 '책임당원'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제기해 온 논란이 불식될 전망이다.
황교안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방문해 상인총연합회와 간담회를 갖고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했다.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소득격차와 빈부격차는 오히려 커지면서 IMF 사태 때보다 더 힘들다는 탄식이 거리를 메우고 있다"고 발언한 것의 후속 조치다.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출마 선언 이후 첫 일정으로 KBS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했는데 사회자와 설전을 벌이다 인터뷰를 중단하는 일이 벌어졌다.
사회자가 김경수 경남지사의 사건에 대한 질문에 이어 과거 성완종 전 의원 사건에 연루됐던 홍준표 전 대표의 혐의를 묻자, 홍준표 전 대표는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여러 설전이 오간 끝에 홍준표 전 대표는 결국 인터뷰를 중단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KBS는 국민 방송이 아니라 좌파 선전 매체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어서 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했다.
아직 공식 출마를 밝히지 않은 오세훈 전 시장은 이날 북콘서트를 통해 민중과의 소통에 집중했다. 그는 출마 시기에 대해 "고민할 부분이 남아 고민을 숙성시킨 후 선언 시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후보 외에 다른 주자들의 선언도 이어졌다. 심재철‧정우택 의원이 이날 각각 당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5선의 심재철 의원은 "개헌 저지선을 확보하고, 수권 정당의 발판을 마련하는 총선 필승용 관리형 대표를 뽑아야 한다"며, 4선의 정우택 의원은 "당내 화합과 보수 통합, 반문(반문재인) 연합이라는 3합의 리더십을 통해 내년 총선을 반드시 승리하는 선거로 만들어 놓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로써 사실상 대진표가 완성됐다. 당대표 출마자는 오 전 시장을 포함해 총 7명이다. 반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한편 당권 경쟁의 '2부 리그'로 불리는 최고위원에도 출마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 원내에서는 조경태(부산 사하구을)·김광림(안동)·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들이, 원외에서는 정미경 전 의원·조대원 당협위원장 등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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