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주가 달음박질하다가 날개까지 달았다. 1월 강세장 덕분에 좋았던 분위기가 증권거래세 인하에 한목소리를 내준 당정에 힘입어 더 달아올랐다.
31일 코스피 증권업종지수는 하루에만 1820.63에서 1833.75로 0.72% 상승했다. 증권업종지수는 1월에만 9% 넘게 뛰었다. 지수는 한 달 전만 해도 5% 넘게 빠졌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증권주를 1100억원 순매수했다. 증권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83%로 한 달 만에 0.66%포인트 늘었다.
종목별로는 KTB투자증권 주가가 3.79%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SK증권과 골든브릿지투자증권도 나란히 2% 넘게 뛰었다.
교보증권과 대신증권, 메리츠종금증권, 미래에셋대우, 현대차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신영증권은 모두 1% 넘게 상승했다. 한양증권과 NH투자증권, DB금융투자는 제각기 0.4~0.8%가량 올랐다.
반대로 키움증권(-2.60%)과 유화증권(-0.78%), 삼성증권(-0.15%) 3곳은 떨어졌다.
증권거래세는 현재 코스피 0.15%, 코스닥 0.3%로 책정돼 있다. 여기에 코스피 주식은 농어촌특별세 0.15%를 따로 물린다.
증권거래세는 손실을 본 주식을 팔 때도 내기 때문에 불만을 사왔다.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도 강화돼 이중과세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증권거래세를 없애는 대신 내리기만 해도 주식시장에는 호재다. 실제로 1990년 이후 증권거래세가 두어 차례 인하됐을 때 주식시장 거래대금도 늘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보름 전쯤 금융투자협회 간담회에서 증권거래세 개편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증권거래세 폐지를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여기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증권거래세가 과도하다는 지적에 대해 일부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세 인하가 증권시장과 과세형평,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입장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입장이 서로 달랐다. 금융위는 자본시장 활성화에 무게를 두는 반면 기재부는 세수 감소를 우려했다. 이번 홍남기 부총리 발언으로 기재부와 금융위가 의견을 조율할 여지가 생긴 것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거래세를 내리면 투자심리 개선과 주식회전율 상승,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며 "1995년과 1996년 증권거래세율이 인하됐을 때도 거래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 인하 가능성을 논하기에는 이르지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증권거래세는 1963년 처음 도입했다가 1971년 자본시장 부양 차원에서 없앴었다. 세금은 1978년 다시 부활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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