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국제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악화가 겹치며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연간 영업이익 역시 직전년도 보다 30% 이상 급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2788억2800만원(연결기준)의 영업 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3조9480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6.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423억3800만원으로 전 분기보다 47.3% 떨어졌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4분기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 증가, 정제마진 악화 등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적자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 경유, 나프타 등 석유 제품에서 원유가격이나 정제비용, 운임비 등 비용을 제외한 값을 의미한다.
실제로 아시아 정유사들이 표준 기준으로 사용하는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1월 넷째주 배럴당 1.7달러로 전주 대비 0.8달러 하락했다. 이는 정유사들의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으로 평가받는 4~5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화학사업 역시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이 늘어났음에도, 납사 가격 하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및 올레핀 제품 스프레드 하락 등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윤활유사업도 재고 손실이 늘어나며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의 작년 전체 실적도 4분기 실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은 2조 1202억원으로 직전년도(3조2218억원)보다 34.2%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4조 5109억원으로 전년(46조1626억원)보다 18.1% 늘었다.
올해는 차세대 먹거리로 육성 중인 전지부문의 이익 성장세 등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석유사업은 IMO2020 황함량 규제 도입 등을 활용한 수익성 제고를 꾀한다. 화학사업은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것) 개선 등을 앞세운 성장 전략 마련에 나선다. 윤활유사업은 원가 절감 및 판매량 증대 등을 통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분기 시황 악화로 석유사업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사업 모델 혁신 등을 통해 실적 감소폭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향후 딥체인지2.0에 기반해 배터리∙소재 등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회사 수익 구조를 더욱 고도화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실적발표부터 배터리사업의 실적을 구분해 발표∙공시하기로 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주와 투자가 진행됨에 따라, 회사의 이해관계자들과 투명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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