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중국에 대한 구애를 한층 강화했다. 중국어로 춘제(春節·중국 설) 인사를 전한데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에게 올해 2번 일본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시 주석에게 오는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 때 일본을 방문한 후 가을에도 국빈으로 일본을 다시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시 주석이 다른 국빈보다 먼저 새 일왕과 만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오는 5월 1일 즉위하는 나루히토 왕세자의 공식 즉위의식을 10월 열 예정이다.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이에 앞서 9월에 시 주석의 방일을 모색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중국 국가 주석이 1년에 2차례 일본을 방문하는 경우는 2008년 후진타오 전 주석 때 이후 단 한번도 없었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역사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중국을 견제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협조 노선으로 방침을 전환했다.
올 들어서는 그 행보가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중국에 대해 "앞으로 정상 간 왕래를 반복, 중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한 데 이어 4일에는 중국에 춘제 인사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중국 국영 중앙(CC)TV에 영상을 보내 “여러분, 좋은 새해 맞이하십시오”라고 직접 중국어로 인사를 한 뒤 “올해가 중·일관계의 거듭된 발전, 여러분에게 있어서 복 많은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중국을 방문해 중·일 정상회담을 했던 것을 언급하며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李克強) 총리 사이에서 중·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로 뜻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중·일관계는 완전히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도 했다.
현직 일본 총리의 영상메시지가 중국 본토에서 방송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환구망(環球網) 등 중국 언론도 아베 총리가 중국어를 쓰고 춘제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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