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경기부양정책 차원으로 '경제활력'과 '혁신성장'을 강조하는 데도 불안감은 여전하다. 글로벌 경기 흐름세가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경기 하강 압박감을 극복해 나간다는 게 어불성설(語不成說)이라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경제전문가들은 더 이상 구호보다는 구체적인 실천안을 추진하고 사회적 대립구도를 하루빨리 해소하는 게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올 들어 경제성장률 달성에 대한 정부의 야심찬 목표치는 사라졌다. 문 정부는 출범 첫해인 2017년 가까스로 3.1% 경제성장률을 기록,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곧바로 지난해에는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과 2년 연속 3%대 성장을 국정 운영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지난해 경기 하락 국면 속에서 각종 경기 지표에서도 적색 경고등이 연이어 켜졌다. 한국경제 성장동력인 생산과 투자가 동반 주춤하면서 연간 전(全)산업 생산 증가율은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투자는 9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연속으로 함께 내리막을 걸으며 사실상 최장 동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수출 역시 흔들리는 모양새다. 새해 첫달부터 수출액은 463억5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가량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두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이다. 13대 수출 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이 감소세를 보이면서 우울한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수출 효자 분야인 반도체가 휘청거리며 수출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실정이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12월 전년 동기(이하 동일)보다 8.3% 줄면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세계에서 일곱째로 수출액 6000억 달러를 돌파한 국가로 이름을 올렸다. 2011년에 수출액 5000억 달러를 돌파한 이후 7년 만에 6000억 달러를 달성한 셈이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반짝' 수출 성장에 대한 우려감을 지울 수 없는 모습이다.
일자리 정부의 고용성적 또한 참담하다. 통계청의 '2018년 연간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9만7000명 증가에 그쳤을 뿐이다. 2016년 23만1000명 증가에 이어 2017년 31만6000명 증가 규모에 비해 초라한 성적이다.
올해는 취업자 증가폭을 15만명가량으로 확대하겠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목표다. 현실은 연초부터 암울한 경제 상황 속에서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감은 그리 높지 않은 형편이다.
경제를 일으켜세우기 위한 정책 마련에도 문 정부 집권 2년 동안 경제 정책이 헛바퀴만 돌았다는 지적만 제기된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올해가 경제 성장을 위한 '골든 타임'인 만큼 구체적인 정책 추진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진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이미 제시한 2019년 경제정책방향 정책을 제대로 추진해 나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실천적인 성공사례를 통해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국민 경제심리를 되살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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