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올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 기간인 2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소비 규모가 1조 위안(약 165조5000억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속에서도 소비 대목인 춘제 연휴 중국인의 소비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6일 중국 온라인 경제매체 연상망(聯商網)은 춘제 연휴기간 중국인 소비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춘제 연휴기간 일주일 동안 중국 전국 소매점과 식음료점 매출액은 9260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0.2% 증가했다. 2011년 춘제 소비 증가율이 최고 19%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둔화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세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춘제 소비액도 1조 위안을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춘제 소매판매 통계 데이터는 연휴가 끝난 11일 상무부에서 공식 발표된다.
실제로 곳곳에서 중국인의 지갑은 활짝 열리고 있다. 올해 춘제 대목을 맞은 극장가가 수 많은 인파로 붐비며 박스오피스 신기록을 달성한 게 대표적이다.
춘제 대목에 맞춰 줄줄이 개봉한 '풍광적외성인(瘋狂的外星人,영문명·크레이지에일리언)', '비치인생(飛馳人生, 페가수스)', '신희극지왕(新喜劇之王)', '유랑지구(流浪地球)' 등 영화가 흥행몰이하며 전체 극장가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조사업체 아이인(藝恩)은 올해 춘제 연휴 박스오피스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60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으며, 중국 베이징 유력일간지 신경보는 70억 위안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춘제 연휴기간 국내외 관광을 떠나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도 늘었다. 중국 경제일보는 중화권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트립 자료를 인용해 춘제 연휴 기간 중 국내외 여행 예약 건수는 전년보다 4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시트립은 보고서에서 올해 춘제 연휴기간 중국인 해외여행객 수는 700만명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 국내 관광객 수는 약 4억명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춘제 연휴기간 중국 국내 관광객 수는 3억8600만명, 관광수입은 4750만 위안을 기록했다.
실제로 춘제 당일인 지난 5일 베이징 관광명소는 나들이 인파로 붐볐다. 자금성 방문객이 8만명으로, 42.9% 늘었으며, 톈탄공원 방문객도 3만8000명에 달했다. 바다링 만리장성을 찾은 관광객도 3% 증가한 3만명에 달했다.
모바일을 통해 세뱃돈을 주고받는 '훙바오(紅包)' 열풍도 여전했다. 중국 란징재경망(藍鯨財經網)에 따르면 올해 춘제 때 위챗·알리페이 등 모바일 결제서비스로 훙바오를 주고받은 이용자 수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훙바오 송금액도 35억 위안을 돌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중국 '춘제 경기'에 관심이 쏠리는 모습이다. 최근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 속에 중국 소비 심리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소비증가율은 평균 9%로,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에 진입하는 등 소비둔화 현상이 가시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신차 판매량은 2808만대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중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대수가 줄기는 28년 만에 처음이다.
소비주도형 경제성장 모델로 전환을 모색하는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강력한 내수시장 만들기를 중점업무로 삼았다. 연초엔 침체된 소비를 살리기 위해 자동차,가전 보조금 지원 등 대대적인 내수촉진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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