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료 버팀목' 윤한덕 센터장, 생전 SNS 글 보니…최근까지 응급의료 체계 개선 호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홍성환 기자
입력 2019-02-07 14:2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사진=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 캡처]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평생 헌신했던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이번 설 연휴 근무 도중 돌연 사망했다. 그는 최근까지 더 나은 응급진료 체계를 만들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윤한덕 센터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응급구조사의 업무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의료계에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사안이다.

그는 "응급구조사인 119구급대원이 심근경색 환자를 이송하면서 '12유도 심전도 검사(팔과 다리 4개, 가슴 6개에 연결된 총 10개의 전극을 통해 12방향에서 심장의 전기신호에 이상이 있는지 파악하는 검사)'조차 할 수 없고 사고로 뼈가 부러진 환자에게 진통제 한 알 줄 수 없다"며 "벌에 쏘여 과민성 쇼크로 119를 불러도 에피네프린 0.3㎎을 투여받기 위해서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심근경색 치료시간을 단축하려면 구급대원이 심전도 검사를 실시한 뒤 이를 의사에게 전송, 확인해 만약 시술이 필요한 심근경색이라면 심혈관센터로 이송시키면 되는데 이 간단한 절차가 우리나라에서는 이루어지지 못한다"면서 "이로 인해 환자는 가까운 병원에 이송되어야 하고, 심전도를 비롯한 각종 검사를 받아야 하고, 그 다음 전원을 통해 심혈관센터로 다시 이송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 센터장은 "의료비도 낭비고, 의료 자원도 낭비고, 무엇보다 환자에겐 '황금 같은 시간'이 버려지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윤 센터장은 "일방적으로 응급구조사에게 많은 행위를 허용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나라 의료 여건에 맞도록 타당한 업무 범위와 그 업무를 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하자"고 말했다.

한편,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께 국립중앙의료원 자신의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초 윤 센터장은 명절을 맞아 가족과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지만, 연휴가 시작된 주말 내내 연락이 두절됐다. 설 당일 전날인 4일까지 연락이 안 되자 부인이 병원을 찾았고, 직원들과 함께 쓰러져 있는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