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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골든아워'로 본 故 윤한덕 센터장…"냉소적이었지만 진정성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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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환 기자
입력 2019-02-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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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사진=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 캡처]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사진=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 캡처]

응급의료 체계 구축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연휴 근무 도중 돌연 사망했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도 애도를 표했다.

이국종 센터장은 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응급의료계에 말도 안 될 정도로 기여해온 영웅이자 버팀목"이라며 "어깻죽지가 떨어져 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국종 센터장은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 '골든아워'에서 한 챕터 전체를 윤한덕 센터장에 대해 쓸 정도로 고인을 높게 평가했다.

이 책에 따르면 2008년 겨울, 이 센터장이 윤 센터장을 찾아갔을 때 윤 센터장은 "지금 이국종 선생이 이렇게 밖에 나와 있는 동안에 아주대병원에 중증외상환자가 갑자기 오면 누가 수술합니까"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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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그가 나를 보자마자 던진 질문의 함의는 선명했다. '외상 외과를 한다는 놈이 밖에 이렇게 나와 있다는 것은 환자를 팽개쳐놓고 와 있다는 말 아니냐? 그게 아니면 환자는 보지도 않으면서 보는 것처럼 말하고 무슨 정책 사업이라도 하나 뜯어먹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였다"고 적었다.

이어 "그는 내내 냉소적이었으며 나를 조목조목 비꼬았다. 그럼에도 나는 신기하게도 그에게서 진정성을 느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외상센터 관련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나는 그 시기에 그를 종종 보았다"고 이야기했다.

또 이 센터장은 "그가 보건복지부 내에서 응급의료 일만을 전담해 일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정부 내에서는 도움의 손길이 없었다. 그럼에도 윤한덕은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묵묵히 이끌어왔다"며 "임상 의사로서 응급의료를 실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이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정책의 최후 보루라는 자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외상의료 체계에 대해서도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했다.

이어 "내가 본 윤한덕은 수많은 장애 요소에도 평정심을 잘 유지하여 나아갔고, 관계에서의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센터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께 국립중앙의료원 자신의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당초 윤 센터장은 명절을 맞아 가족과 고향에 내려가기로 했지만, 연휴가 시작된 주말 내내 연락이 두절됐다. 설 당일 전날인 4일까지 연락이 안 되자 부인이 병원을 찾았고, 직원들과 함께 쓰러져 있는 윤 센터장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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