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장소가 베트남 하노이로 확정됐다. 당초 가장 유력한 개장소로 꼽히던 다낭이 아닌 북한이 선호한 하노이로 장소가 결정되면서 그 이유에 이목이 쏠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 평화 진전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앞서 다수 외신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를 베트남 다낭으로 전망해왔다. 2017년 APEC 정상회의가 열려 익숙한 곳인 데다 싱가포르 정상회담장이었던 센토사 섬처럼 경호 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도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인터콘티넨탈 리조트는 앞에는 바다, 뒤에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진입로는 하나뿐이어서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됐다.
이 같은 이유로 미국도 다낭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평양 실무협상 후 개최 장소가 하노이로 확정된 것은 북한 측 의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9일 일본 후지뉴스네트워크(FNN)는 “미국 정부가 보안상의 이유로 국제회의 개최 실적이 있는 다낭을 회담 장소로 제안했지만 북한 측이 하노이에서의 개최를 희망했고 이에 미국측이 양보했다”고 FNN은 설명했다.
북한이 하노이를 선호한 이유는 하노이에 북한 대사관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외교 경험이 많지 않은 북한으로선 공관이 있는 편이 준비가 수월하다.
김정은 위원장의 첫 베트남 방문이라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과 교류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데, 회담이 다낭에서 열릴 경우 비행기로 다시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중국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낭에는 중국의 남중국해 진출을 막는 베트남과 미군의 협력 해군 기지가 있다. 남중국해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곳인 만큼 다낭에서의 정상회담 개최가 중국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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