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가 지난해 경쟁사인 E1의 7배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업황 불확실성에 대비해, 앞서 단행한 사업 다각화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가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8592억원과 10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E1의 매출(4조6298억원)과 영업이익(140억원)보다 각각 1.48배, 7.36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SK가스의 이 같은 실적 호조는 사업다각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SK가스는 지난 2014년 이후 본업인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유통 사업 이외에 화학사업과 발전소 사업 등에 잇달아 진출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힘써왔다. 국제유가 변동에 따라 LPG 가격이 출렁이고, 가정용 및 수송용 LPG 수요가 급감하며 실적이 악화한 탓이다.
이에 따라 2012년 프로판 탈수소화(PDH) 사업 진출에 이어 탱크터미널, 석탄화력발전, 액화천연가스(LNG)·LPG 복합화력발전에 나서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왔다.
특히, 자회사 SK어드밴스드가 운영하는 PDH 공장은 SK가스 사업다각화의 핵심으로 꼽힌다. SK가스는 석유화학용 LPG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2014년 SK어드밴스드를 설립하고 프로판을 SK에너지와 효성, 태광 등 국내 화학사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석유화학용 LPG 수요는 총 359만8000t으로 전년 293만9000t 대비 22.4% 증가했다.
PDH는 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만드는 설비로, SK어드밴스드는 연간 60만t의 프로판을 투입해 프로필렌을 생산한다.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PP)과 산화프로필렌(PO)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사업다각화를 통해 2013년 하락세로 돌아섰던 SK가스의 매출은 2015년(4조790억원) 반등한 이후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5조2547억원, 2017년 6조6896억원에 이어 지난해 역시 상승세다.
SK가스는 앞으로도 사업다각화를 꾸준히 이어나갈 전망이다.
자회사 SK어드밴스드를 통해 울산석유화학단지에 연산 40만t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생산공장을 짓는 사업이 대표적이다. 오는 2021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화학회사 폴리미래와 함께 총 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폴리프로필렌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SK가스는 원재료인 LPG부터 프로필렌을 거쳐 폴리프로필렌까지 전 생산 과정을 수직계열화해 원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아울러 총1조5200억원을 들여 울산에 1000㎿(메가와트) 규모의 친환경 가스복합발전소를 건설한다. 2021년 착공, 2024년 완공이 목표다. 이 발전소는 LPG와 LNG를 동력원으로 투입해 가동되는 1GW(기가와트) 규모의 발전설비다.
SK가스는 지난달 21일 중국 가스업체 '차이나가스홀딩스'의 지분 4923만주 매각을 통해 1763억원의 투자 재원도 확보했다.
SK가스 관계자는 "지난 한 해 동안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견조세를 유지했다"면서 "석유화학용 LPG 공급이 늘어나는 등 사업다각화에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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