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 두 대통령'이라는 극단적인 정치 상황 속에 초인플레이션 등 경제 위기까지 가속화되면서 베네수엘라 국경을 넘는 이민 행렬이 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브라질 등 인근 국가들은 인도 지원 대책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 베네수엘라 물가 상승률(연율)이 268만%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1000만%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난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인도적 지원을 위한 해외 원조를 차단해 의약품 등 생활필수품이 부족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언한 뒤 정치적 불안까지 겹치면서 국경을 넘는 이민 행렬도 늘고 있다.
유엔 국제 이주기구에 따르면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식량과 의약품 같은 생활 필수품이 부족해지면서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국민은 2014년 이후 300만명을 넘어섰다고 미 의회전문지 더힐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에는 난민 수가 500만명 수준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프랑스 24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외교부는 마리아 테레자 벨란드리아 베네수엘라 외교대표의 인도 지원 요청에 따라 인도적 지원 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벨란드리아 대표는 과이도 의장이 임명한 반(反)정부 인사다.
양측은 베네수엘라에 식료품과 의약품을 제공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브라질 정부는 미국과 함께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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