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고 말한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에 대해 외교 경로를 통해 강력히 항의하고 사과와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지지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2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해당 발언을 듣고) 정말로 놀랐다"며 "대단히 부적절한 내용이 담겨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문 의장의 공식 사과도 촉구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발언에 대해 고위급 단계를 포함,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측에 대응하고 있다"며 "사죄와 발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문 의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아키히토(明仁) 일왕을 거론하면서 "퇴위하는 일왕이나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의 한 마디면 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발언을 조심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논란이 일자 문 의장은 "한일 양국 간 불필요한 논쟁을 원하지 않고 논쟁이 일어나서도 안 된다"며 "일본 측은 수십번 사과했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진정성 있게 사과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인 한일 양국은 일본의 한반도 점령(1910~1945년)으로 일어난 문제들로 갈등을 빚어왔다"며 "한국 외교부는 최근 일본의 사과 요청을 받았지만 아베 총리의 최근 발언에 즉각 반응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본해(Japan Sea)' 표기는 국제사회의 유일한 호칭으로 변경할 필요성이나 근거가 없다"며 "이같은 입장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본해' 표기의 개정 작업에 있어 한국과 협의하라는 국제수로기구(IHO)의 요청과 관련, 해당 협의에 응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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