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5·18기념재단 등에 따르면 5·18 운동에 대한 망언은 과거에도 자주 논란이 됐다. 5·18 망언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구분할 수 있는데 △특수부대 투입 지시 당사자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이를 부인하거나, 두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 △5·18 운동 자체의 민주적 정당성을 부인하는 발언 △북한군 투입설 등이다. 논란이 됐던 5·18 망언을 유형별로 정리해봤다.
지난 9일 김진태·이종명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선 각종 망언들이 쏟아졌다. 이 의원은 "사실을 근거로 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그냥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이날 행사를 주최만 했을 뿐 참여하진 않았다. 이완영·백승주 의원은 지만원씨가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의 진상을 규명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이날 연단에 올라 "전두환은 영웅이다. 47살 때 전두환이 별 둘(소장)이었는데 그 순발력과 용기가 아니었다면…"이라며 5·18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전 전 대통령을 영웅으로 치켜세웠다. 북한군 투입설에서 시작돼 5·18 망언의 각종 유형이 망라돼 있는 셈이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순자씨도 지난 해 출간한 회고록에서 '(우리는) 광주와 무관하다', '(우리도) 5·18의 피해자'라는 표현을 썼다. 올해 초엔 보수성향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민주주의의 아버지가 누구냐,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고 해 거센 항의에 직면하기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또한 지난 2011년 8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운동은 유언비어가 진범이다.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는 유언비어를 듣고 시민이 무기를 습격했다"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범죄 행위를 부인하면서 5·18 민주화 운동을의 정당성에 시비를 건 셈이다.
두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왜 광주 사람들만 피해자라고 생각하느냐. 전두환도 피해자"라고 얘기한 심원택 전 여수MBC 사장은 지난해 1월 이 논란으로 인해 해임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대선 경선 캠프에 1호로 영입됐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저는 전두환이 (발포를) 지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결국 대선 전인 2017년 2월 미국으로 떠났다.
또 2012년 9월 박홍우 당시 서울행정법원장은 5·18 운동을 공산주의 혁명으로 왜곡한 책자를 만들어 배포했다. 2010년 11월 이영조 당시 진실과화해위원회 위원장은 한 국제학술회의에 보낸 발제문에 5·18 운동을 민중 반란(a popular revolt)로 표현하기도 했다.
2009년 10월 강종희 당시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은 "이런 비정상적인 동조, 집단적인 동조는 희생을 불러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쌍용차 사태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는지 아느냐.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는지 아느냐. 동조하지 않으면 무슨 흠인양..지성인이면 잘 생각해 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북한군 투입설도 나온다. 5·18 운동 당시 북한군이 투입됐다는 주장은 당시 특수부대 투입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그러나 당사자인 전 전 대통령도 지난 2016년 6월 '신동아' 인터뷰에서 "난 오늘 처음 듣는다"고 말했을 정도로 근거가 빈약하다.
지만원씨는 북한군 투입설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홈페이지에 탈북민들의 사진을 올리며 '광수(북한특수군)'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목된 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물론, 당시 7살~8살로 추정되는 사람이 북한군 특수부대로 파견됐다고 해 신빙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2008년 당시 이종윤 서울교회 담임목사는 '광주 5·18사건에 북한 특수부대가 투입돼 학살과 만행을 자행했다'고 말해 5월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한편 2011년 1월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5·18민주묘지 참배 과정에서 희상재 묘지의 상석을 발로 딛고 올라서 비판을 받고 사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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