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2년간 한화투자증권 집계 남북경협주지수 변동 추이. [자료=한화투자증권]
주로 단타매매에 활용하던 남북경협 관련주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 지도 1년째다. 너무 많이 오른 탓일까. 최근 들어 강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다. 그래도 호재가 아직 남아있다고 말하는 전문가는 존재한다.
◆불안불안한 남북경협주
12일 한화투자증권이 집계하는 남북경협주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4.56%(1230.26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 폭(7.3%)을 크게 웃돈다.
이에 비해 남북경협주지수는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76% 내렸다. 그간 주가 상승분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뜻이다.
남북경협주에 호재로 작용할 만한 소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날 한 매체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세계적인 투자가인 짐 로저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으로 내달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에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종목은 아난티다. 아난티는 얼마 전 짐 로저스의 사외이사 합류 소식에 주가가 2배 넘게 뛰기도 했다.
짐 로저스는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만큼 북한 투자에 관심이 많은 인물이다. 그는 북한이 가장 먼저 개방할 수 있는 산업 분야로 관광을 꼽기도 했다. 아난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금강산에 골프장과 리조트 운영권을 보유한 기업이다.
다만 최근 주가는 지난달 23일 52주 최고가(3만1650원)를 기록한 이후 조금 빠진 상태다. 이날 역시 짐 로저스의 방북이라는 호재에도 0.2% 상승에 그쳤다.
다른 이유로 주가가 빠지는 남북경협주도 있다. 대표적인 개성공단 관련주인 제이에스티나는 이날 10% 넘게 하락했다. 이 회사는 전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약 70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또 김기문 회장 일가는 1월 30일부터 이날까지 회사 주식 54만9633주(3.33%)를 처분했다. 주당처분단가(8790~9440원)를 적용하면 약 50억원에 달하는 물량이다. 한 달 새 주가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하자 자사주와 오너가 보유 주식 120억원어치가 매도된 셈이다.
금융당국은 자본시장조사단에서 이 종목의 주가 흐름을 파악해보기로 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 관련주는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며 "금강산 리조트가 다시 개장한다 해도 비용투입과 같은 리스크 요인을 감안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남북경협주를 가치주로 분류하려면 가치평가를 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현재는 이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활용해야"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이 시작되면 남북경협주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자들은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는 1차보다 더 구체적인 수준의 합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에는 회담 내용에 실망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이 이어지기도 했다.
문정희 KB증권 연구원은 "만약 북한이 핵 사찰을 받아들이고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면 경제협력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는 금융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실무협상부터 정상회담 일주일 전까지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상승했다"며 "이후에는 회담 내용에 대한 예측에 따라 다소 이른 시점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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