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플래그십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출고 지연에 따른 이탈자 방지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팰리세이드로 인해 수요를 잠식당한 자사 중형 SUV '싼타페'의 판매 확대도 꾀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팰리세이드 고객 특화용 셀렉션(Selection)'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2월 한 달간 팰리세이드 계약 고객을 대상으로 한정해 진행한다. 팰리세이드 계약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싼타페를 출고하게 한 후 1년 무이자 혜택(할부 구매 고객)을 준다. 더불어 구매 10개월 후 첫날부터 18개월 사이(2월 3일 구매 시, 11월 3일~2020년 7월 3일)에 싼타페 중고차 매각 시 팰리세이드로 대차하는 고객에게는 300만원의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
쉽게 말해 1년간 취등록세만 내고 싼타페를 이용하면 되는 셈. 싼타페 출고 10개월이 지나 중고차로 매각 후 팰리세이드를 구매하면 300만원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혜택 기간 동안 싼타페를 매각하지 않고 팰리세이드 추가 출고 시에도 할인 적용은 동일하게 이뤄진다. 다만 팰리세이드 대차 시 명의는 싼타페 구매 당시 명의와 동일해야 한다.
현대차로서는 '절묘한 한 수'인 셈이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팰리세이드의 이날 현재 주문 물량은 5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는 밀려드는 팰리세이드 주문은 기쁘지만 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해 어떻게 생산을 늘려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달만 하더라도 출고된 팰리세이드는 5903대에 불과하다. 일선 영업점에서는 기다림에 지친 고객들의 이탈도 걱정해야 할 처지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팰리세이드 대기 고객들에 대한 혜택을 고려하면서도, 동시에 수요를 잠식당한 싼타페의 판매 확대를 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게 회사 측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싼타페를 이용한 기간의 중고차 감가만큼 팰리세이드는 중고차 가격을 더 보장 받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취등록세를 제외하면 연간 180만원 수준의 비용으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는 현대캐피탈을 통해 렌트 및 리스를 진행한 고객들에게도 적용된다. 싼타페를 3년 계약으로 렌트했을 경우, 1년 이상 경과시점에서 기존 싼타페 렌트 계약을 중도해지하고 팰리세이드 신규 렌트를 진행하면 중도해지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싼타페 2.0 디젤 익스클루시브 스페셜(차량가 3333만원, 주행거리 2만5000㎞, 선수금 0% 기준)을 렌트했을시 월 75만원(12개월의 경우 월 125만원)의 비용으로 이용이 가능하고 약 700만원 상당의 해지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를 계약한 고객들이 얼마만큼 싼타페에 대한 관심이 높을지는 의문이지만 기약없이 대기하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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